"서점캐셔 부업에 집잃은 신세"…셧다운에 美정부 직원 '패닉'

입력 2018-12-27 16:46   수정 2018-12-2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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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캐셔 부업에 집잃은 신세"…셧다운에 美정부 직원 '패닉'
셧다운 기간 무급휴가·무급근무…장기화에 우려 증폭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26일(현지시간)로 닷새째를 맞으면서 정부 직원들도 서서히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크리스마스 시즌과 연말 분위기를 기대했던 이들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셧다운 기간 강제 무급 휴가를 가거나 무급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들은 '셧다운 스토리'(#ShutdownStroies)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자신들의 사정을 트위터에 공유하고 있다.
다만 NYT는 이 가운데 다수는 신원을 공개하지 않아서 이들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NYT에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 중 한명인 줄리엣 버(49)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교통부 계약직 직원으로, 부업으로 서점 체인 '반즈앤드노블'의 캐셔 자리를 얻었다.
셧다운 기간 월급을 받지 못하는 그로선 생계를 위한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 그가 벌어들이던 수익의 아주 일부분일 뿐이다.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그는 "(서점에서 번 돈으로) 먹을거리는 마련할 수 있겠지만 집 월세를 낼 수는 없다"면서 "저축한 돈이 약간 있지만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그는 '패닉 모드'가 시작됐다면서 "이번 사태가 오래 간다면 과감한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텍사스주 댈러스 법무부 소속 미스티 캐러덜스(47) 역시 계약직 직원이다. 인테리어 디자인 학교에 다니는 남편과 함께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바쁘다.
캐러덜스는 실업 급여를 신청할 작정이다. 평소 받던 봉급의 55%가 주어지는데 이마저 손에 쥐려면 몇 주가 걸릴 것이다.
그는 "이 어려움을 잘 넘겨야겠지만 정말 너무 빠듯하다.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캐러덜스는 연방정부 셧다운이 '긴 휴가'와도 같은 것일 거라는 일반 사람들의 생각을 바로잡고자 현재 처한 상황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전했다. 그는 "동정을 바라는 게 아니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셧다운 이후 트위터는 이들 직원이 커지는 걱정과 두려움을 공유하는 '플랫폼'이 됐다.
연방정부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고자 다른 주에서 교육에 들어갈 예정이던 한 남성은 셧다운을 예상하지 못하고 섣불리 사는 집의 임대차 계약을 해지했다가 살 집 없는 신세가 됐다는 사연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다른 직원은 재정 문제로 가족의 간병인을 떠나보내야 했다고 트위터에 썼다.

정규직 직원이라고 사정이 다르지는 않다.
셧다운 기간에도 일해야 하는 필수 업무직 직원들은 결국은 봉급을 받게 되겠지만 가족들의 생계 걱정은 마찬가지다.
남편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국제공항의 항공관제사로 일하는 리사 그레이(50)는 셧다운이 시작되자마자 지출을 줄였다.
그래도 그들은 운이 좋은 편이다. 대출을 받을 여력이 있는 데다 집도 소유하고 있고 저축한 돈도 있다. 하지만 미래 불확실성이 그들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셧다운이 내달 중순까지 지속한다면 공과금을 내기 위해 저축한 돈을 깰 예정이다.
이들 부부는 이전에도 연방정부 셧다운을 경험한 적이 있다. 과거에는 대통령과 의회가 그들의 정치적 이미지 때문에 셧다운을 그리 오래 끌고 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레이는 "트럼프는 정치적 이미지에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셧다운이 이전보다 더 오래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 셧다운은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5년 12월 시작된 것으로 21일간 지속됐다. 28만4천여명의 연방 직원들이 어쩔 수 없이 장기 휴가를 떠났고 필수 업무직에 속한 47만5천여명은 무급으로 일했다.
이번에도 대략 42만명이 필수 업무직으로 분류돼 무급으로 일하고 있으며 38만명은 급여가 주어지지 않는 장기 무급 휴가에 들어갔다.
무급 휴가자 중에는 국세청 직원 5만2천명이 포함돼 있다. 국립공원관리청 직원 10명 중 8명도 '강제 휴가'를 받아 집에 머물고 있다. 그 와중에 많은 국립공원은 문을 닫았다.
연안경비대의 경우 필수 업무직에 속한 4만4천여명은 무급으로 일하고 6천여명은 휴가에 들어간 상태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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