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발달장애인 고용 10년…"임무 아직 미완수"

입력 2018-12-27 18:56   수정 2019-01-02 16:55

이화여대, 발달장애인 고용 10년…"임무 아직 미완수"
국내 최초로 2009년 고용 시작…고용 10년 기념행사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저는 명함을 받았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행복했습니다."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교육관 B동 김애마홀. 이 학교에 과거 근무했거나 현재 일하고 있는 발달장애인(지적장애인과 자폐성 장애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화여대 발달장애인 직원들이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쌓은 추억을 되새기고 서로 격려하는 시간을 보내자는 뜻으로 '발달장애인 지원 고용 10년 기념 모임'이 열렸다.
중앙도서관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 한미리 씨는 처음 명함을 받아들었을 때를 되새기며 "행복했다"고 말하고 동료들과 학교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화여대는 2009년 처음 발달장애인 5명을 채용한 것을 시작으로 총 16명을 고용했다. 이들은 피트니스센터, 중앙도서관, 단과대 행정실 등에서 근무했고, 모두 다른 직원과 똑같이 명함을 받았다.
이는 이화여대의 '발달장애인 지원 고용'에 따른 것으로, 중증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환경에 배치해 직무훈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 대학 중 발달장애인을 고용한 것은 이화여대가 처음이라는 것이 학교 쪽의 설명이다.
발달장애인 직원들이 학교에서 하는 업무는 장애인이 아니라도 누군가를 고용해 맡겨야 하는 일이다. 실제 이들의 업무 대부분은 장애인들이 고용되기 전 비장애인인 장학생이나 직원이 맡아왔다.


이 학교에서 처음으로 지원 고용을 추진하고 발달장애인들의 직무지도 책임봉사자 역할을 해온 특수교육과 박승희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이런 성과를 내고도 "임무 미완수"라고 평가했다.
현재 8명의 발달장애인이 이화여대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화여대는 내년 민간부문 장애인 의무 고용률 3.1%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박 교수는 "앞으로도 발달장애인 지원 고용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화여대의 사례가 발달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사회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jae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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