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명품시계 스캔들'로 궁지에 몰렸던 태국 군부 정권의 쁘라윗 왕수완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 면죄부를 받았다.
지금은 숨진 친구에게 명품시계 22개를 빌렸다가 돌려줬고, 굵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 3개는 상속받았다는 말을 당국이 모두 받아들인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태국 국가반부패위원회(NACC)는 전날 쁘라윗 부총리의 공직자 재산신고 고의 누락 의혹에 대해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쁘라윗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4일 내각 각료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던 중 따가운 햇빛 때문에 오른손으로 눈을 가렸다.
이때 팔목에 차고 있던 명품시계와 손가락에 끼고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사진을 본 네티즌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쁘라윗 부총리의 과거 사진을 일일이 확인해 그가 재산신고를 하지 않고 차고 있던 명품시계 24개를 찾아내 모델과 가격 정보를 공개 스캔들로 번졌다.
파텍 필립, 리차드 밀, 롤렉스, 랑에 운트 죄네, 오데마 피게 등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고가 브랜드의 시계였다.
쁘라윗 부총리는 이에 대해 "지금은 숨진 친구에게 시계 22개를 빌렸다가 모두 돌려줬고, 반지 3개는 부총리가 된 후 상속받았다"고 해명했고, NACC는 이 같은 주장을 모두 인정했다.
NACC는 우선 사진에서 중복된 시계를 제외하면 쁘라윗 부총리가 차고 있던 명품시계는 22개였다고 밝혔다.
또 이 가운데 20개와 품질보증서 1개가 쁘라윗 부총리가 지목한 친구의 집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NACC는 나머지 1개는 찾지 못했지만, 쁘라윗 부총리가 이것도 같은 친구에게서 빌린 것으로 추정했다.
NACC는 이어 쁘라윗 부총리가 끼고 있던 반지 3개는 부총리가 된 후 상속받은 것이어서 재산신고 의무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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