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 사무직 넘보는 인공지능… 보고서·면접 '척척'

입력 2018-12-30 10:30  

[마이더스] 사무직 넘보는 인공지능… 보고서·면접 '척척'




상품 판매, 물류 관리, 고객 안내 등으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는 인공지능(AI). 이제 종합적 판단력을 요하는 사무직에서도 AI 도입이 늘고 있다. 데이터를 정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며, 면접관 역할도 척척 해낸다. 금융권에선 문맥을 이해할 수 있는 AI가 투자상담까지 소화하고 있다.

◇19명 일감을 AI 로봇 1대가 '뚝딱'
2018년 초 LG전자는 인사·회계·영업·마케팅 등 12개 직군의 120개 업무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했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자동화하는 기술로 '보고서 쓰는 AI 로봇'이라고도 불린다.
AI 로봇은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 수시로 갱신되는 판매실적, 환율정보, 재고상황 등 수많은 데이터를 일일이 확인한다. 이를 각 분야 양식에 맞춰 보고서로 정리한 뒤, 담당자를 찾아내 업무메일을 보내는 일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AI 로봇 1대의 처리능력은 직원 19명에 맞먹는다. 소모적 업무에서 해방된 직원들은 기획이나 분석 등 보다 생산적인 일에 집중하고 있다. 반응이 좋아 LG전자는 추가로 100개 업무를 AI 로봇에 맡길 계획이다.
배달음식 주문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AI로 앱 관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하루 5만~6만 건씩 등록되는 이용후기에서 음식 사진과 무관한 광고성·선정적·폭력적 이미지를 걸러내는 일이다.
방대한 작업이지만, AI가 1차 분류한 작업물만 재검토하면 돼 인력은 한두 명이면 충분하다. 학습기능을 갖춰 정확도가 점점 나아지고 있으며, 부적절한 글을 걸러내는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AI가 디자인한 옷도 나왔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의류업체 한섬이 스타트업 '디자이노블'과 협업해 만든 공룡 캐릭터 의상 '디노 후드티'다. 로고, 캐릭터, 디자인 콘셉트 등 약 33만 장의 이미지를 학습한 AI는 2~3분마다 초벌 스케치를 완성한다. 시안 제작시간이 크게 단축됐고, 디자인도 참신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똑소리 나는 AI 면접관
미국 IBM은 인사관리에 AI '왓슨'을 활용하고 있다. 수많은 입사 지원자의 장단점을 꼼꼼히 분석하고 비교해 세계 각지의 지사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배치한다. 기존 직원의 경력계발 상담과 직무 상성을 평가하는 일도 왓슨의 몫이다.
국내에서는 2018년에만 KB국민은행, 롯데, 한미약품 등 500여 기업이 입사전형에 AI를 도입했다. 청탁이나 비리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지원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직원 열 명이 7일 이상 걸렸던 서류심사가 AI 덕택에 하루로 단축됐다. 자기소개서 1만 장 검토에 사람은 560시간이 걸리지만 AI는 8시간이면 충분하다. 아직은 인사담당과 AI의 평가점수 오차가 15% 정도지만, 학습기능이 있어 오차는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자기 집에서, 원하는 시간에 응시할 수 있는 AI 면접도 화제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달린 컴퓨터로 '마이다스아이티'가 개발한 AI 면접관 '인에어'에 접속해, 60분간 질문에 답하고 퀴즈를 풀면 인적성 검사와 1차 면접이 한 번에 끝난다.
인에어는 표정과 목소리, 어휘 등을 분석해 가치관, 장단점, 직무 적합도 등을 파악한다. 얼굴에 64개 포인트를 지정해 표정변화를 정밀하게 감지함으로써 거짓말도 걸러낸다.
보통 3달은 걸리는 입사전형이 2주로 줄었고, 우수 인재를 선별하는 정확도는 84%나 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 면접에서의 정확도는 약 10%에 불과하다.
금융권에서는 고객상담 AI '챗봇'이 2세대로 진화했다. 1세대 챗봇은 미리 입력한 단어에 따라 정해진 답만 내놓을 수 있는 시나리오형이지만, 2세대는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유연하게 답변을 찾아가는 지능형이다. 삼성생명이 지난 5월 선보인 '따봇'은 계약조회 등 단순 업무는 물론 보험계약대출, 상품 추천 등 전문 상담업무도 처리하고 있다.
채팅 대신 말로 하는 챗봇도 등장했다. 1년여간의 학습과정을 거쳐 최근 선보인 NH농협은행 '콜봇'의 답변 정확도는 90%가 넘는다. 직원과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가장 적합한 부서를 찾아 전화를 돌려주는 기능도 갖췄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