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갈등' 키우는 日…당시 영상 공개했지만 객관 증거 없어(종합)

'레이더 갈등' 키우는 日…당시 영상 공개했지만 객관 증거 없어(종합)
기장과 대원 대화 담았지만 레이더 조사 여부·고도 등 쟁점은 자막으로 설명
韓국방부 "증거 안돼" 일축…'지지율 하락 탈출위해 갈등 이용' 지적도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김병규 특파원 = 우리 해군이 동해 중간수역에서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와 관련, 일본 정부가 한국 해군 함정이 레이더로 해상자위대의 초계기를 겨냥한 증거라며 28일 동영상을 공개했다.
방위성은 이날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한국 해군 함정에 의한 화기 관제 레이더 조사(照射) 사안'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13분 7초 분량의 이 영상은 일본 측이 이미 한국에 제시했으나, 우리 정부는 증거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영상은 당시 해상자위대의 P1 초계기가 촬영한 화면을 이 초계기에 탑승한 자위대원의 발언과 함께 담은 것으로, 발언에는 자막이 붙어 있다.
영상은 "발사하고 있다", "탐지", "피하는 게 좋겠네요", "무지하게 엄청난 소리다", 틀림없이 그쪽(한국)의 FC(레이더)다" 등 광개토대왕함이 레이더를 조사했다는 기장과 대원의 대화를 담고 있지만, 레이더 조사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는 담고 있지 않다.



방위성은 영상에 "국제법, 국내 관련 법령에서 규정돼 있는 고도와 거리 이상에서 비행"이라는 자막을 집어넣었지만, 자막 외에 고도와 거리를 증명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
영상에는 P1 탑승자가 광개토대왕함을 부른 뒤 "일본 네이비(자위대)다. 우리는 당신의 FC 안테나가 우리를 향하고 있는 것을 탐지했다.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는 대목도 있었지만, 방위성이 스스로 자막을 넣을 정도로 소리가 명확하지 않았다.

영상 속 P1 탑승자들의 목소리는 다급하다기보다는 침착한 편이었다. "(광개토대왕함과의) 거리가 멀다"며 접근하더니 레이더 신호를 능동적으로 탐지하는 장면도 있었다.
방위성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한국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으로부터 해상자위대 P1에 대해 화기 관제 레이더가 조사된 건과 관련해 P1에서 촬영된 영상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영상은 P1이 화기 관제 레이더로 일정 시간 계속해서 여러 차례에 걸쳐 조사된 장면과 P1이 해당 구축함으로부터 일정 고도와 거리를 두고 비행하고 있다는 것, P1이 해당 구축함에 대해 '한국해군함정, 함 번호 971'이라는 영어로 3회에 걸쳐 호출한 것, 레이더 조사의 의도를 확인하려 한 것 등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레이더 공개와 관련해 우리 국방부는 "일측이 공개한 영상자료는 단순히 일 초계기가 해상에서 선회하는 장면과 조종사의 대화 장면만이 담긴 것으로 일반 상식적인 측면에서 추적 레이더를 조사했다는 일측 주장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로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일본 방위성이 자위대의 임무 수행 중 동영상을 일반에 공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내정에서 위기에 처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레이더 갈등'을 증폭시켜 지지율 상승의 재료로 사용하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아베 내각은 외국인 노동자 문호 확대 정책 등을 강행 추진한 탓에 이달 들어 지지율이 최고 6%포인트 하락하며 30%대까지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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