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위안화 약세 당분간 지속"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내년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장기화해 글로벌 불확실성 요인과 맞물리면 중국 경제가 직면하는 하방 리스크는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30일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제조업 과잉 설비, 기업 부문 과잉 부채 등 구조개혁 과정에서 실물 경제 지표가 둔화하며 최근 중국 경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최근 지표 둔화는 공급 부문 개혁,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정책의 영향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분쟁이 단기간에 해결되면 중국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예상과 달리 무역분쟁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더라도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작다고 한은은 봤다.
중국 정부가 올해 지속한 확장적인 재정·통화정책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재정적자 비율이 다른 국가보다 낮은 편이고 예금은행의 지급준비율도 높아 추가적인 재정·통화정책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수위가 높아지면 위험 요인이 급격히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고 더욱 격화할 경우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글로벌 경기 회복세 둔화 국면과 맞물려 중국 경제는 예상보다 큰 하방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과잉 채무에 따른 지방정부 부채 부실화, 채권시장 디폴트(채무 불이행) 증가 등 금융리스크도 확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내년 중국 경제는 올해(6.6% 내외 예상)보다 낮은 6.2∼6.3%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다.
위안화 가치는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과 무역분쟁 영향으로 위안화는 올해 2분기 이후 약세로 전환, 시장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알려진 달러당 7위안에 근접한 상태다.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면 자본 순 유출 규모가 확대할 수 있다.
달러 표시 채권을 보유한 중국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이 저하하고 수입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가 오름세도 가팔라질 가능성도 있다.
한은은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되면 미국 달러화 강세 기조가 완화하며 위안화 절하 압력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는 내년 잠재 성장률 수준(0.8% 내외)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비판에 따라 내년에는 일본은행(BOJ)이 출구 전략을 시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고 한은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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