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갈등 '시계제로'…日 영상공개에 韓 "깊은 우려·유감"(종합)

입력 2018-12-28 18:09   수정 2018-12-28 20:08

레이더갈등 '시계제로'…日 영상공개에 韓 "깊은 우려·유감"(종합)
日방위성, 자국 초계기가 찍은 영상 유튜브 등에 일방적 공개
韓국방부 "매우 실망스러운 일…객관적인 증거로 볼 수 없어"


(서울 도쿄=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김병규 특파원 = 진정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됐던 한일간의 이른바 '레이더 갈등'이 일본 측의 영상 공개를 계기로 다시 고조되고 있다.
우리 해군이 동해 중간수역에서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와 관련, 일본 방위성은 28일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한국 해군 함정에 의한 화기 관제 레이더 조사(照射) 사안'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13분 7초 분량의 이 영상은 일본 측이 이미 한국에 제시했으나, 우리 정부는 증거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영상은 당시 해상자위대의 P1 초계기가 촬영한 화면을 이 초계기에 탑승한 자위대원의 발언과 함께 담은 것으로, 발언에는 자막이 붙어 있다.
방위성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한국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으로부터 해상자위대 P1에 대해 화기관제 레이더가 조사된 건과 관련해 P1에서 촬영된 영상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영상은 P1이 화기관제 레이더로 일정 시간 계속해서 여러 차례에 걸쳐 조사된 장면과 P1이 해당 구축함으로부터 일정 고도와 거리를 두고 비행하고 있다는 것, P1이 해당 구축함에 대해 '한국해군함정, 함 번호 971'이라는 영어로 3회에 걸쳐 호출한 것, 레이더 조사의 의도를 확인하려 한 것 등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발끈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즉각 발표한 '국방부 입장'을 통해 "한일 당사자간 조속한 협의를 통해 상호 오해를 불식시키고 국방분야 협력관계 발전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실무화상회의를 개최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일측이 영상자료를 공개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듭 강조한 바와 같이, 광개토대왕함은 정상적인 구조 활동 중이었으며 '우리 군이 일본 초계기에 대해 추적레이더(STIR)를 운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오히려 인도주의적 구조 활동에 집중하고 있던 우리 함정에 일본 초계기가 저공 위협 비행을 한 것은 우방국으로서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일측이 공개한 영상자료는 단순히 일 초계기가 해상에서 선회하는 장면과 조종사의 대화 장면만이 담긴 것으로 일반 상식적인 측면에서 추적레이더를 조사했다는 일측 주장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군은 어제 실시된 화상회의에서 우리 군함이 추적레이더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분석 결과를 충분히 설명했으며 일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일측은 국제법과 무기체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협의해 나가야 함에도 일방적인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우리측은 그간 잦은 일본의 일방적인 행태에 대해 절제된 대응을 해왔다"며 "우리측은 일측의 이런 유감스러운 행태에도 한일 국방협력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일측은 우리나라와 군사적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한다는 정신을 지속적으로 견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지난 20일 우리 해군 구축함(광개토대왕함)이 동해상에서 자국 해상초계기를 향해 화기(火器) 관제(사격통제) 레이더를 가동했다며 연일 한국을 비난하고 있고, 우리측은 일본 해상초계기를 겨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가동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양국 국방 당국은 27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급 화상회의를 가졌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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