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전망] 올해 3천명 뽑은 은행권…내년에도 시중은행 채용문 '활짝'

입력 2018-12-31 06:05   수정 2018-12-31 08:02

[은행장 전망] 올해 3천명 뽑은 은행권…내년에도 시중은행 채용문 '활짝'
"점포 수 축소 불가피"…특별퇴직·노사갈등으로 연말 추가 퇴직은 없을 듯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김경윤 한혜원 기자 =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 정부 기조에 맞춰 채용 규모를 대폭 늘렸던 시중은행이 내년에도 대규모 채용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국내 5대 주요은행장은 31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내년 채용 규모 확대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올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대졸·특성화고 졸업생 신입직원 채용 규모는 지난해(2천162명)보다 1천명 가까이 늘어난 총 3천115명이다. 경력직과 전문직 채용자까지 합치면 이 숫자는 더 커진다.
주요은행 수장이 고용 확대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내년도 채용 규모가 올해 수준을 웃돌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내년 채용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우리은행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2019년에도 인력수급 현황에 맞춰 최대한 많은 채용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000030]은 올해만 신입 행원으로 총 750명을 채용했다. 지난해(604명)보다 150명가량 늘어난 수치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발 빠르게 채용 계획을 세워 올 상반기에만 240명을 뽑았고 하반기에는 특성화고 졸업자 60명, 개인금융서비스직군 250명을 비롯해 총 510명을 채용했다.
손 행장이 내년에 '최대한 많은 채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연간 채용인원이 올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농협은행도 채용 규모 확대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내년도 경영 여건을 고려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농협은행 5급과 6급 신입직원 채용 규모는 총 780명으로 지난해(350명)의 두 배 이상이었다.


하나은행은 아예 내년도에 300명 수준의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내놨다.
이는 올해 채용자 수인 500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당시 채용이 하나은행 역사상 최대 규모였고 전년도 채용은 250명 선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내년도) 거시 경제 전망이 녹록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는 약 300명 수준의 신규 채용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즉답은 피하면서도 고용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금융환경 변화와 인력구조를 감안해 채용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일자리 창출 및 지원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청년 고용을 통한 사회적 책임 이행 관점에서 적정규모의 신입 공채는 내년에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대졸자와 특성화고 졸업생을 합쳐 485명을 채용했고, 이외에도 경력직 채용 등으로 200명을 추가로 뽑은 상태다.
신한은행은 신입직원은 600명, 경력직과 계약직 등을 포함해서는 총 900명을 채용했다.


이처럼 시중은행장이 입 모아 채용문을 활짝 열어두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와 별개로 점포 수는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함영주 행장은 "점포 수 감소는 은행권에서 공통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내년에도 점포 수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대훈 행장도 "지방 소재 점포 비중이 높고 공공금융 역할이 강한 특성 때문에 점포 축소를 과감하게 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점포 조정을 할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주요은행이 이미 지난해와 올해 중후반 대규모 희망퇴직을 진행한 탓에 올 연말 별도의 희망퇴직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한 정례적인 퇴직 신청 접수는 이뤄질 전망이다.
손태승 행장은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구조를 개선해 둔 상태"라며 "추가 희망퇴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역시 7월 말 준정년 특별퇴직을 시행해 274명을 내보냈고, 별도 인력 구조조정 계획은 세우고 있지 않다.
농협은행은 임금피크제 예정자를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총 597명이 퇴직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임금피크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노사갈등으로 임금피크 진입 연령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당장 희망퇴직 대상을 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신한은행도 별도 구조조정 계획을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각 은행은 내년 1월 1일부터 주 52시간제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일부 은행에서는 노사갈등으로 세부안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당장 시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권은 내년 7월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이지만 산별교섭을 통해 이를 6개월 당긴 바 있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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