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터키, 모스크바서 회담…"미군 철수 시리아서 공조 강화"

입력 2018-12-29 23:59  

러-터키, 모스크바서 회담…"미군 철수 시리아서 공조 강화"
"시리아 영토 통합성 유지 필요성에도 공감"…미군, 전날부터 철군 시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와 터키 외교·안보 분야 고위 대표들이 2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열고 시리아 내 미군 철수에 따른 새로운 환경을 고려해 양국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회담 뒤 러시아와 터키가 미군 철수 이후 시리아에서 양국 군대 간 조율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시리아에 파견된 약 2천명의 미군 전원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혔고, 28일부터 철군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당연히 우리는 미군 철수 발표와 관련한 새로운 상황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면서 "러시아와 터키 군대가 테러 위협의 완전한 근절을 목표로 (시리아) 지상에서 (미군 철수에 따른) 새로운 조건으로 각자의 행보를 지속적으로 조율해 나가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는 또 러-터키 양국이 시리아 영토의 통합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소개했다.
터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도 회담 뒤 "터키와 러시아는 시리아 내의 모든 테러조직을 소탕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우리는 시리아 및 지역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이란과의 긴밀한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또 터키는 시리아 사태 해결 보증국으로서 시리아의 영토 통합성 원칙을 존중하고 있으며 이를 훼손하려는 행동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터키 양측은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북서부 이들립의 비무장지대화에 관한 합의 이행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양국 대표 회담은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터키 측에서는 차우쇼을루 외무장관, 훌루시 아카르 국방장관, 하칸 피단 국가정보청장, 이브라힘 칼른 대통령 대변인 등이 참석했으며, 러시아 측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등이 나왔다.
차우쇼을루 외무장관은 이날 회담을 시작하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역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와의 관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우리를 모스크바로 보냈다"면서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리아 내전에서 각각 정부군과 반군을 지원한 러시아-이란과 터키는 지난해부터 서로 손잡고 시리아 사태 해결 협상을 주도해 오고 있다.
하지만 미군 철수로 세력 공백이 생기는 시리아 북부·북동부 지역 관리와 관련해서는 터키와 러시아가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터키는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 민병대를 소탕한 뒤 이 지역을 친(親) 터키 반군 세력의 통제 아래 두고 싶어 하지만, 러시아는 쿠르드 세력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체제 아래 통합시키려 한다.
쿠르드 민병대가 장악해온 시리아 북부와 북동부 영토에 대한 통제권은 국제법에 따라 시리아 정부에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 러시아의 생각이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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