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터키 회담 뒤 러 소식통 전해…"시리아 장악 만비즈는 우회할 수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 민병대 격퇴를 위한 군사작전을 강행할 계획이라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터키 외교·국방장관이 이끄는 터키 정부 대표단이 전날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정부 고위 인사들과 시리아 사태를 논의한 뒤 나와 주목된다.
러시아 군사·외교소식통은 통신에 "터키는 여전히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쿠르드 격퇴를 위한 행동을 취할 계획"이라면서 "하지만 이미 시리아 정부군이 진주한 (시리아 북부) 만비즈 점령 계획은 포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터키가 이미 시리아 정부군이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유프라테스강 서안(西岸)의 이전 쿠르드 근거지 만비즈는 포기하고 유프라테스강 동안의 다른 쿠르드 통제 지역에 대한 군사공격 계획을 강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주축으로 한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지난 2016년 미군을 등에 업고 터키 남부 국경에서 남쪽으로 약 30㎞ 떨어진 만비즈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몰아내고 이 지역에 주둔해 왔다.
YPG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도와 IS 격퇴전에 앞장서 왔지만, 터키는 이 세력을 자국 내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척결을 공언해 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만비즈의 YPG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위협해 왔다.
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발표 후 터키는 시리아 북부 및 북동부 지역의 쿠르드 근거지 공격을 위해 국경과 시리아 내 전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하며 군사작전 준비에 박차를 가해 왔다.
이에 다급해진 만비즈의 YPG가 지난 28일 그동안 반목해온 시리아 정부에 도시를 장악해 줄 것을 요청했고, 자국 영토에 터키군이 진입하는 것을 막으려는 시리아 정부군이 곧바로 만비즈로 진격해 이 지역 통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리아 정부군이 만비즈 시내로 진입했다는 주장과 아직 시내로는 들어가지 않고 도시 외곽을 통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의 만비즈 지역 장악 소식이 알려진 뒤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공격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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