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주의, 부정부패행위와 비타협적으로 투쟁"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국제사회에서의 전략적 지위 상승'과 경제집중, '부정부패와 투쟁'을 올 한해 최대 성과로 꼽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공화국의 위상과 국력을 만방에 떨친 역사적인 해' 제목의 논설에서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치는 변함이 없지만, 국제무대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지위에서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논설은 3차례의 남북 및 북·중 정상회담과 한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거론, "조선반도와 지역에서 긴장 완화와 평화로 향한 새로운 기류가 형성됐다"며 "지난날 우리를 적대적으로 대하던 나라들까지도 관계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급부상한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에 대한 뚜렷한 실증"이라고 주장했다.
핵실험 등으로 작년까지만 해도 국제사회의 고립에 있었으나 올해 들어 대립 관계의 미국과 사상 첫 정상회담을 하고 냉랭했던 북·중 관계도 개선된 데다 러시아는 물론 일본까지도 정상회담 등 관계개선을 원하는 등 한반도의 정세 변화 속에서 북한의 입지가 강화됐다고 자평한 셈이다.
논설은 "물론 우리의 지위를 애써 부정하며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세력들에 의해 전진 도상에 난관이 조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낡은 것이 사멸되고 새것이 출현하는 시기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강조, 앞으로 북한의 대외적 환경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또 올 한해 북한 노동당과 정부의 전반 활동이 "경제사업을 우선하고 경제발전에 인적·물적·기술적 잠재력을 총동원하는 데로 지향됐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당 전원회의에서 '경제발전 총력집중' 새 노선을 제시한 것은 "오늘뿐만 아니라 먼 장래까지 내다보고" 내린 "중대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밝혔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난항에도 불구하고 북미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장기적 국가전략을 재확인한 셈이다.
논설은 그러나 김 위원장의 경제노선 결단에 대해 "적대세력들의 제재 압살 책동에 파열구를 내고 혁명의 최후승리를 앞당기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핵 대신 경제를 선택하고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제재완화가 이뤄지지 않고 경제난이 지속하는 현실에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설득하려는 속내가 읽힌다.
논설은 그러면서 '적대세력의 음흉한 속셈'은 "끈질기고 강도 높은 경제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키고 내부를 와해시키려는 것"이라며 "우리의 힘을 더욱 비축"하고 '자력갱생'과 자급자족'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했다.
논설은 이어 "우리 당은 사회주의 화원에 돋아난 독초와 같은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행위들과 비타협적으로 투쟁하며 일꾼들이 인민의 참된 충복이 되도록 이끌었다"며 "인민을 위해 멸사 복무하는 당풍이 확립됐다"고 강조했다.
북한 당국은 올해 들어 주민들의 원성과 불만의 대상인 간부들의 부정부패 행위를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척결하기 위한 '전쟁'을 선언, 권력층과 사회 전반에 대한 기강 잡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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