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성용 기자 = 내년 1월 2일 퇴임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국경 전체에 콘크리트 장벽을 건설한다는 개념을 오래전에 포기했다고 밝힌 것으로 AP와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예산을 요구하면서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지속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17개월간의 직무를 마무리하는 켈리 비서실장은 29일(현지시각) 공개된 LA타임스와의 퇴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초기에 단단한 '콘크리트 장벽'이라는 개념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켈리는 "솔직히 말하면 '장벽'(WALL)이 아니다. 대통령은 장벽이라고 말하지만, '장애물'(barrier) 또는 '울타리'(fencing)로 자주 얘기되고 지금은 '강철 널'(steel slats)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경장벽의 개념을 두고 일각에선 '어리석은 의미론적인 논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민 정책을 둘러싸고 켈리 비서실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시각차를 보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경 장벽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 사항이다. 그러나 3천200㎞에 달하는 미국-멕시코 국경 전체에 단단한 콘크리트 장벽을 건설하려던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올해에만 트위터를 통해 거의 100차례 국경 장벽을 언급하며 강력한 추진 방침을 천명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트위터에서 "장벽을 건설하거나 아니라면 국경을 폐쇄한다"고 말했다.
예비역 장성 출신으로 지난해 7월 비서실장을 맡은 켈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악화해 왔다.
켈리는 "불법 이민자들이 대부분 나쁜 사람이 아니다"며 "어린 이민자들에 대해선 연민의 정을 느낄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불법 이민에 대해 강경한 노선을 취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수사법과는 대조적인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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