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김정은 친서, 의례적 수준 이상으로 의미 크다"(종합)

입력 2018-12-31 20:36   수정 2018-12-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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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김정은 친서, 의례적 수준 이상으로 의미 크다"(종합)
"경제실패 프레임 안타까워…국민에 성과 전달 안 돼"
與 지도부 초청 오찬…"당정청, 국민과 소통 대폭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차지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우리 사회에 '경제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성과가 있어도 그 성과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오부터 1시간 30분간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오찬 마무리 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이형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힘들다"며 "최저임금과 52시간제 때문인 것처럼 보도가 되는데, 정확한 사실관계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경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저임금 인상·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예산 등 여러 보완책이 마련돼 있어 이를 차근차근 집행하면 내년에는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리라 기대한다. 고용과 소득분배도 조금씩 나아지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경제이슈와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취사선택해서 보도하고 싶은 보도하고 싶은 것만 부정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예를 들어 올해 소비는 지표상 좋게 나타났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소비심리 지수의 지속적 악화를 얘기하며 소비가 계속 안 되는 것처럼 일관되게 보도했다"며 "소비가 상당히 견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국민들에게 사실 그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당·정·청 모두 소통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인 저부터 국민들 앞에 더욱 다가가서, 더 많이 소통하겠다"고 했다.
이어 "장관들도 국민들 앞에 더 많이 나서야 한다.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는 데에는 언론의 '경제 실패' 프레임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이런 흐름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문제에 대해서도 "다행스러운 것은 '종북이다', '친북이다', '퍼주기다' 등 색깔론이 과거처럼 강력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진척되면 지지를 받고, 남북관계가 주춤하면 실망하는 등, 남북관계에 대해 성과를 중심으로 지지 강도가 좌우되는 수준에 우리 사회가 이르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통상 친서는 내용뿐 아니라 주고받은 사실까지도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인데, 이번 친서는 의례적 수준의 친서 이상으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 북측의 양해를 얻고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친서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김정은 위원장 답방을 포함해 남북관계 전반과 한반도 비핵화 등에 대해 북측의 방향과 의지를 읽을 수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였다"고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또 남북 정상이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에 명시한대로 3·1운동 100주년 공동 기념행사 추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1운동의 명칭을 3·1혁명으로 바꿔야 한다'고 최근 거듭 말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검토를 해볼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올해 국회의 입법 성과에 대해 "여당이 국회 사정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성과를 거뒀다"며 감사의 표시를 하면서도 자유한국당의 '묻지마식 반대'와 여소야대의 국회 구조 등 전반적인 입법 상황과 환경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당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당과 원내 지도부, 정책위는 정책에 대한 소통이 굉장히 활발하다. 이제는 정부와 상임위 차원의 소통을 일상화해 개별 의원들과의 정책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제일 중요한 것은 성과다.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당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정협의가 원활히 이뤄진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별 의원과 상임위 차원으로 소통구조를 강화해 당내 소외감을 느끼는 부분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반드시 실현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오찬 자리에서 최근 경제 현황과 내년 경제정책방향 등을 보고했다.
김 정책실장은 "자동차 부품산업 등 핵심 선도 산업분야를 중심으로 내년 1월부터 역동적으로 활성화를 주도해나가겠다. 민간투자 활성화와 민생 경제에 주력하겠다" 등의 내용을 보고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찬에 참석한 민주당 지도부 역시 다양한 정책 건의를 내놨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올해 근로장려금을 확대하기로 했는데 연말에나 지급이 된다. 효과를 제대로 거두려면 좀 더 앞당겨 지급하거나 분기별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내년 경제 문제를 풀어가는 데 광주형 일자리가 중요하다. 어떻게 하든 성공시켜야 한다"며 "대통령이 주도해달라"라고 건의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젊은 세대는 공정성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른 분야에서도 중요하지만 교육분야도 공정성이 중요하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초중고 12학년제가 맞는 건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대통령만 일하는 것처럼 보인다고들 한다"며 "당이 부담을 나눠 가져야 한다. 당이 정책을 개발하고 정무역량을 갖춰 더 많은 일을 하도록 하자"고 언급했다.
이수진 최고위원은 "노동계가 문재인 정부에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많이 토로한다"며 "노동 관련 특위를 만들어 전국을 돌며 노동계의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charg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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