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수술을 받은 뒤) 이제는 고통 없어 행복합니다."
러시아 연해주에 사는 고려인 박 예브게니(30) 씨는 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지난 14일 집으로 돌아갔다.
31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따르면 박씨는 올해 4월 골육종 질환으로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7월 설상가상으로 암세포가 폐로 전이돼 동남권원자력의학원-러시아 연해주지역암센터를 찾았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연해주지역암센터와 원격진료한 결과 '흉부 외과적 절제술을 시행하면 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원격진료로 환자 상태를 파악한 의학원은 지난 2일 박씨를 부산으로 초청, 무료 수술을 시행했다.
약 2주간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수술과 치료를 받은 박씨는 건강을 회복했다.
박씨가 무료로 수술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2018년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에 부산시 '지역특화 의료기술 육성 및 유치 기반 강화사업(나눔의료)'이 선정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부산시로부터 나눔의료사업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환자 입원·치료비를 부담하기로 했다.
환자·보호자·방송사 항공료와 체재비는 국비를 지원받았다.
사업을 주관한 황상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홍보팀장은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 도움으로 연해주지역에 원격진료센터를 개소했고 첫 환자였던 박씨를 초청해 치료했다"며 "비록 진료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지만, 골육종으로 고통을 겪는 젊은이가 더는 재발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김재현 흉부외과 과장은 "미세한 결절까지 일일이 손으로 만져가며 폐 전이 절제술을 시행했다"며 "재활치료와 완치 후 재발률 감소를 위한 보조 항암요법도 연해주 지역암센터 담당의와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어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로 떠나기 전 박씨는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얻어 치료를 받아 정말 기쁘다"며 "초청해주고 치료도 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상일 의학원장은 "원격진료센터 개소로 한국의 높은 수준 의료기술과 진료·협진 시스템을 러시아 현지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며 "특히 원격진료로 한국에서 수술·치료를 받은 환자가 돌아가도 사후 관리까지 받을 수 있어 연해주 지역암센터 교류와 연구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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