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국영방송의 지역 자회사 사장이 베드신을 삭제하지 않은 영화를 방영했다가 이튿날 파면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국영방송 IRIB의 키시섬을 담당하는 자회사는 지난달 30일 청룽(成龍. 성룡)이 주연한 영화를 내보냈다.
'신주쿠 살인사건'으로 추정되는 이 영화에서 다소 어둡게 처리됐긴 했지만 청룽이 성매매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장면과 나체인 이 여성의 등이 직접적인 방법으로 묘사됐다.
이런 이유로 이 영화는 한국에서도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분류됐다.
이란 방송은 외국 영화를 종종 방영하지만 이런 베드신은 물론 여성의 노출, 남녀 배우의 성적인 대화, 부부가 아닌 남녀가 악수하는 장면까지 사전에 반드시 삭제한다.
이 영화의 원본에는 성관계 장면 외에도 옷을 벗은 청룽의 뒷모습이 나오는 데 이 장면은 삭제한 것으로 미뤄 방송국의 실수로 논란이 된 성관계 장면을 지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극 중 '부도덕한 장면'이 적나라하게 방송되자 키시섬의 시청자들이 크게 충격받았다"고 전했다.
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베드신이 방영되는 TV를 우연히 촬영한 동영상이 빠르게 유포됐다.
한 이란 네티즌은 트위터에 "성관계 장면이 나왔을 때 '청룽이 성매매 여성 역을 맡은 여배우와 실제 부부 사이다'라는 자막을 내보냈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희화화했다.
실제로 이란에서 방송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남녀 배우가 악수와 같은 신체를 접촉하는 장면에서 '이들 배우는 실제 결혼한 사이다'라는 자막이 나오기도 한다.
IRIB 본사는 현지 언론에 "이런 장면은 IRIB의 원칙에 완전하게 어긋난다"며 "IRIB 키시섬 자회사의 사장과 관련 직원을 파면하고 징계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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