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號 의회 지지 기반 취약…타협 불가피할 듯

입력 2019-01-02 06:44   수정 2019-01-02 14:02

브라질 보우소나루號 의회 지지 기반 취약…타협 불가피할 듯
야권, 좌파진영 헤게모니 장악 위한 경쟁 본격화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과감한 변화와 개혁을 약속하며 새 정부를 출범시켰으나 의회 지지 기반이 취약해 타협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513명인 연방하원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현재까지 112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의원 선거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속한 사회자유당(PSL)은 52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며 좌파 노동자당(PT)에 이어 하원 원내 2당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사회자유당과 동반자의 길을 택한 정당은 4∼5개에 그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연방하원 지지 기반은 1980년대 말 이래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반 법안과 개헌안이 연방하원을 통과하려면 각각 257명과 308명 이상 의원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연금개혁안을 통과시키는 데도 308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보우소나루 정부가 구상하는 개혁법안의 성패는 중도 그룹으로 분류되는 의원 210명을 최대한 흡수하는 수밖에 없다.
앞서 국정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은 오닉스 로렌조니 정무장관은 연방하원에서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50명, 연방상원에서는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40명이 친(親) 보우소나루 입장을 나타낼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런 기대는 빗나갔다.
이에 따라 로렌조니 장관은 연방하원의장과 연방상원의장을 다른 정당에 양보하는 대신 입법 활동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파 야권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독주를 막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노동자당(PT)을 비롯한 좌파 성향 8개 정당 소속 의원은 150명이다. 노동자당은 56명의 의원을 보유한 하원 1당이다.
좌파 야권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식을 보이콧하며 1차 호흡을 맞췄다.
정치 전문가들은 노동자당이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선명성을 강화하면서 '반(反) 보우소나루' 좌파 연대를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좌파 야권에도 고민은 있다. 유력 정당들이 좌파진영의 헤게모니를 쥐기 위한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노동자당의 우세 속에 브라질사회당(PSB)과 민주노동당(PDT), 브라질공산당(PC do B)이 하나로 묶여 대안세력을 자처하는 상황이다. 이들 3개 정당의 의원을 합치면 69명이다.
3당 지도부는 "지난 30년간 좌파진영에서 노동자당이 장악한 헤게모니가 소진되고 있다"며 '좌파의 쇄신'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좌파진영이 당장에 균열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2020년 지방선거를 거쳐 2022년 대선에 이르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제공]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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