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 한겨울 대형산불 원인은 강한 바람·건조한 날씨

입력 2019-01-02 11:47   수정 2019-01-02 13:15

강원 동해안 한겨울 대형산불 원인은 강한 바람·건조한 날씨
봄철 나타나는 양간지풍과는 다른 패턴…언제든 대형화할 가능성 있어


(양양=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기해년 새해 벽두부터 발생한 강원 양양산불로 축구장 면적(7천140㎡)의 28배가 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되고 있다.
시기적으로 한겨울에 발생한 산불치고는 이례적으로 피해 규모가 큰 산불이라는 분석이다.
산불은 사계절 내내 발생했지만, 대형이나 초대형 산불로 확산한 경우는 봄철 이외에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겨울에 발생한 이번 양양산불은 왜 대형 산불로 이어졌을까.
원인은 역시 차고 건조한 바람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주로 봄철에 나타나는 '양간지풍(襄杆之風)'과는 다른 패턴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강원 양양 산불로 임야 16㏊ 잿더미…불길 무섭게 번져 / 연합뉴스 (Yonhapnews)
대형 산불이 잦은 동해안 지역은 봄이 되면 양양과 고성 간성,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강한 바람이 부는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는 특이한 기상 현상이 나타난다.
고온 건조한 특성이 있는 양간지풍은 말 그대로 바람이 매우 강하다.
이 계절풍은 봄철 '남고 북저' 형태의 기압배치에서 서풍 기류가 형성될 때 자주 발생한다.
봄철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이동해 상층 대기가 불안정하면 바람 세기가 강해진다.
영서 지역 차가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을 때 역전층을 만나 압축되는 동시에 속도도 빨라진다.
이 바람이 경사면을 타고 영동지역으로 내려가면서 강한 바람을 일으킨다.
봄철 동해안은 전국에서 가장 건조해 한 번 불이 붙으면 양간지풍은 그야말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다.

그러나 이번 양양산불이 발생한 시기의 기압배치는 이 같은 양간지풍과는 완전히 다르다.
'서고동저'의 기압배치는 한겨울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일기도다. 차고 건조한 특성이 있다.
다만 공통점이 있다면 건조한 매우 강한 바람이라는 점이다.
산불 발생 이틀째인 2일 오전 10시 양양지역의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8.7m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특히 이날 오전 내내 초속 8∼12m의 강풍이 불었고, 밤사이에도 초속 4∼12m로 잦아들지 않아 산불을 키웠다.
여기다 지난해 12월 13일 건조 특보가 발효된 이후 20일 가까이 이어진 매우 건조한 날씨도 이번 산불의 피해 규모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28일 삼척시 미로면 하정리 산불도 산림 10㏊와 주택 1채를 태우고 13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 산불도 한겨울 발생한 산불로는 피해 규모가 큰 셈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산불의 특성상 바람과 건조한 날씨가 매우 큰 영향 끼칠 수밖에 없다"며 "건조한 날씨 속에 바람이 강하게 불 때면 산불 예방이나 화기 취급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강조하는데 이는 산불이 언제든 대형화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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