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위 앞둔 일왕 새해 축하행사에 15만4천명 몰려…즉위 후 최다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2일 황거(皇居)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한 새해 축하 행사에서 "일본과 세계인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5월 새 일왕으로 취임하는 나루히토(德仁) 왕세자 등과 함께 황거 베란다에서 일반인 방문객들에게 인사하며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좋은 해가 되도록 기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왕은 이날 퇴위를 앞두고 마지막 신년 행사에 참석했지만 신년 메시지는 예년 발표한 것들과 비슷한 내용이었다.
아키히토 일왕의 이날 새해 축하 행사에는 총 15만4천800명이 다녀가 1989년 즉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행사에는 12만6천720명이 방문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당초 오전 세차례, 오후 두차례 등 총 다섯차례에 걸쳐 황거 베란다에서 축하 인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오후 들어서도 방문객이 이어지자 궁내청은 행사 횟수를 총 여섯차례로 늘린다는 내용을 안내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방문객이 끊이지 않자 이를 본 아키히토 일왕 부부가 행사 횟수를 더 늘리도록 해 모두 일곱차례 행사가 열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궁내청은 일반 방문객이 아키히토 일왕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도록 인근에 2개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기도 했다.
전날 밤부터 기다린 이들을 포함해 이날 오전 이미 일왕의 마지막 신년 행사를 보려는 3만여명이 대기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로이터제공]
이날 세계의 안녕을 언급한 아키히토 일왕과 달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전날 발표한 연두소감(신년사)에서 '긍지가 있는 일본'을 만들겠다며 애국심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내일을 열어가는 한 해로 만들 것"이라며 "남은 임기 몸과 마음을 다해 남은 과제에 대해 도전해 나가겠다. 자녀와 손자들에게 희망이 넘치고, 긍지가 있는 일본을 넘겨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개헌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날 산케이신문 및 닛폰방송을 통해 공개된 '신춘대담'을 통해서는 개헌과 관련해 "국민의 이해와 논의가 깊어지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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