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1975년 12월 30일에 태어난 타이거 우즈(미국)는 만 43세를 갓 넘긴 채 새해를 맞았다.
프로 골프가 비교적 선수 수명이 긴 종목이라지만 43세는 적지 않은 나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일 뿐 골프에서도 '나이'는 중요하고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조사에 따르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 전성기는 32∼34세다.
우즈 역시 32살이던 2007년에 7승을 올리면서 1천867만 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여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우즈는 지난해 42세의 나이에 엄청난 재기 드라마를 썼다. 5년 만에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고 무엇보다 세계랭킹을 극적으로 끌어 올렸다.
한때 1천199위까지 추락했던 우즈의 세계랭킹은 3일 현재 13위다.
43세의 우즈가 올해 눈독을 들이는 목표는 2008년 US오픈 제패 이후 끊긴 메이저대회 우승이지만 세계랭킹 1위 복귀 여부도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면 43세의 우즈는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할 수 있을까.
만약 우즈가 세계랭킹 1위를 되찾는다면 1986년 세계랭킹 시스템 도입 이후 최고령 세계 1위가 된다.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40세가 넘어 우즈와 비슷한 나이에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선수가 2명이나 있었다.
모두 11차례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그레그 노먼(호주)은 만 42세에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꿰찼다.
그가 1998년 1월에 세계랭킹 1위에 물러났을 때 나이는 만 43세에서 불과 한 달 모자랐을 뿐이다. 당시 노먼의 시대를 끝장 낸 선수가 22살 신예 우즈였다.
비제이 싱(피지)도 2005년 만 42세 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싱은 우즈라는 당대 최고의 젊은 선수와 피 튀기는 대결을 펼친 끝에 세계랭킹 1위를 차지했다.
40세가 넘어서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한 선수는 노먼과 싱 뿐이지만 저스틴 로즈, 리 웨스트우드(이상 잉글랜드), 닉 프라이스(짐바브웨), 톰 레먼(미국) 등은 38세에 세계 1위의 영광을 누렸다.
만 43세의 나이가 걸림돌임은 틀림 없지만 나이 때문에 세계랭킹 1위가 될 수 없다는 전망은 설득력이 없다는 얘기다.
다만 올해 우즈가 작년처럼 빠르게 세계랭킹을 끌어 올리기가 수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1천 계단을 뛰어올랐던 것보다 올해 13계단 상승이 훨씬 어렵다. 세계랭킹 포인트 시스템 때문이다.
세계랭킹은 선수의 최근 2년 동안 104주 성적을 반영해 정한다. 가장 최근 13주 동안 성적에 가장 많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우즈는 2018년 이전에는 거의 경기를 뛰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성적이 아주 좋았다. 특히 가중치가 높은 최근 경기 성적은 더 좋다. 우즈의 세계랭킹이 초고속으로 오른 비결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빼어난 성적을 꾸준히 내야만 세계랭킹을 더 끌어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우즈의 세계랭킹 1위 복귀는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즈는 전성기 때도 메이저대회에 집중해왔다. 올해 역시 대회 출전 일정은 메이저대회 위주로 짤 전망이다.
오는 4월 마스터스는 우즈의 세계랭킹 1위 복귀에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세월'과 '나이'라는 가장 강력한 적과 맞서 싸워야 하는 우즈의 행보가 주목되는 2019년 PGA투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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