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 요인들 역사적 신년회 자리에 98년만에 내걸린 태극기

입력 2019-01-02 17:35   수정 2019-01-02 19:36

임정 요인들 역사적 신년회 자리에 98년만에 내걸린 태극기
김구·안창호·이승만 등 참석한 1921년 신년회, 후손들이 재연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921년 1월 1일 중국 상하이의 호텔인 대동여사(大同旅舍) 내 식당 대채루(大菜樓)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지도자들이 집결한 가운데 역사적인 신년 축하식이 열렸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이후 끊이지 않던 노선 갈등을 뒤로하고 김구, 안창호, 이동휘, 이승만 등 독립운동 지도자 59명이 한 데 모여 국권 회복의 의지를 다진 행사였다.
안창호 선생이 숙소로 쓰던 이 호텔 건물 옥상에서 촬영된 그 날의 기념사진은 노선, 계열의 벽을 넘은 '통합 임정'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료로 남아 있다.
한 세기 가까운 98년의 세월이 흘러 바로 그 자리에서 1921년 신년 축하식 행사를 재연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상하이총영사관은 2일 독립운동가 후손과 교민 등을 초청한 가운데 옛 대동여사 건물인 현 융안(永安)백화점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신년 축하식'을 개최했다.
이날 축하식 참석자들은 1921년 임시정부 인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건물 옥상의 같은 장소에서 대형 태극기 두 장을 뒤에 걸어 놓고 기념 촬영을 했다.
특히 임시정부 각료로서 1921년 기념사진에 있는 김복형·오영선·이복현 지사의 후손인 후페이중(胡佩中)·천위펑(陳玉鳳)·이윤식씨는 과거 조상이 섰던 자리에서 그대로 사진을 찍어 눈길을 끌었다.
상하이총영사관 관계자는 "특히 이복현 지사의 아들은 이영백 전 상하이 영사이고 손자는 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이윤식 과장으로서 3대에 걸쳐 상하이라는 한 공간에서 독립운동, 외교, 경제 분야에 걸쳐 국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융안백화점은 상하이의 임정 관련 사적지 가운데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평소 이곳은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지만, 백화점 관리 회사 측의 협조로 이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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