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관영매체 보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에서 쿠데타 시도 배후로 지목된 미국 거주 이슬람학자에 대한 수사 협의차 미국 정부 대표단이 터키를 방문한다고 관영 매체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 대표단이 오는 3∼4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를 방문해 터키 외무·내무·법무부 당국자를 만날 예정이다.
미국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지지 세력의 미국 내 비자 규정 위반과 돈세탁 혐의에 관한 수사 결과를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정부는 2016년 쿠데타 시도 직후 귈렌 세력을 쿠데타 모의 배후로 지목하고, 미국에 귈렌과 측근들의 송환을 요구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까지 귈렌 송환 여부는 법원 소관이라는 원론 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터키에서 벌어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실세' 왕세자에 쏠리는 압박을 해소하고자 귈렌 송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지난달 16일 "아르헨티나(주요 20국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귈렌의 송환을 추진 중이라고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귈렌 세력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에르도안 당시 총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정치적 '동지'였으나 2012년 권력투쟁을 벌이며 에르도안의 최대 정적으로 돌아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를 기회로 사회 각계에 뿌리내린 귈렌 네트워크 청산에 나섰다.
쿠데타에 직접 가담한 증거가 없더라도 귈렌 지지자라는 이유로 '펫훌라흐주의 테러조직'(FETO)으로 몰려 체포되고 직장에서 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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