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YPG, 만비즈에서 동쪽으로 철수"…국영매체 "시리아군 배치"
내전 감시단체 "YPG 아니라 다른 민병대가 퇴각한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가 군사작전을 예고한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 병력이 철수했다고 시리아 정부가 밝혔다.
시리아 국방부는 새해 첫날부터 2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현재까지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 부대원 약 400명이 알레포주(州) 만비즈에서 퇴각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AFP통신 등이 전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쿠르드 부대원을 태운 차량 약 30대가 만비즈를 벗어나 유프라테스강 동안의 꾸라꼬잔으로 이동했다.
국방부는 YPG 깃발을 달고 부대원을 태운 채 주행하는 호송대의 영상도 공개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시리아 국영TV는 시리아군이 YPG의 요청에 따라 만비즈에 진입해 시리아 국기를 게양했다고 선언했다.
현장 활동가들도 시리아군이 친(親)터키 시리아 반군과 마주보는 최전방에 배치됐다고 취재진에 설명했다.
만비즈는 터키 남부 국경에서 남쪽으로 약 30㎞ 떨어진 국경 도시다.
YPG를 주축으로 구성된 '시리아민주군'(SDF)은 2016년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의 지원으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몰아내고 이곳을 장악했다.
YPG를 최대 안보위협으로 여기는 터키는 만비즈 등 시리아 북부에서 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을 펼치겠다고 계속 위협하면서도, SDF와 함께 주둔하는 미군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한다고 전격 결정하자 터키는 시리아 내 전력을 보강하며 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 발표와 활동가들의 전언이 사실이라면 쿠르드 병력이 터키의 군사작전을 앞두고 만비즈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에 넘기고 유프라테스강 건너편으로 물러났다는 뜻이다.
지난해 YPG는 터키군이 북서부 아프린을 공격했을 당시 시리아 정부의 병력 배치 제안을 거절, 두달 만에 인구 30만이 넘는 도시를 터키군에 내줬다.
그러나 시리아군이 만비즈에 얼마나, 어디까지 배치됐는지는 불확실하며, 서로 엇갈리는 정보가 혼란을 키우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시리아군이 만비즈 안으로 진입했다는 국영 매체의 보도를 당시 부인했으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시리아군이 '심리전'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리아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외부에 알린 것으로 평가받는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만비즈에서 철수한 병력은 YPG가 아니라 SDF를 구성하는 다른 민병대 조직이라고 보고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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