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검찰, 전직대통령 뇌물사건 수사팀 해산 이틀만에 철회

입력 2019-01-03 05:21   수정 2019-01-03 14:39

페루 검찰, 전직대통령 뇌물사건 수사팀 해산 이틀만에 철회
차바리 검찰총장, 반발여론 등 역풍 불자 번복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페루 검찰총장이 브라질 대형 건설사의 부패 스캔들을 추적해온 수사팀을 해산한 후 역풍이 일자 수사팀 해산을 철회했다.
2일(현지시간) 엘 코레르시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드로 차바리 검찰총장은 이날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시의 뇌물 사건을 전방위적으로 수사해온 특별 수사팀의 해산 조치를 이틀 만에 철회했다.
차바리 총장이 수사팀 해산 조치를 취한 이후 전국에서 규탄 시위가 이어지고, 마르틴 비스카라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할 움직임을 보이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앞서 차바리 총장은 지난달 31일 일부 전직 대통령이 연루된 오데브레시 뇌물 수수 사건의 수사를 지휘해온 검사 2명의 보직을 해임하고 특별 수사팀을 전격 해산했다.
수사팀 해산은 오데브레시가 조만간 부패 스캔들의 핵심 증거를 공개하기 전에 단행돼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소식을 접한 시민 수천 명은 수도 리마는 물론 전국 주요 도시에서 수사팀 해산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비스카라 대통령도 차바리 총장의 해임을 위한 선제 조치로 의원들에게 검찰총장실을 상대로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을 촉구했다.
특별 수사팀은 그간 오데브레시 경영진의 증언을 토대로 2001년부터 2018년 사이에 재임했던 역대 대통령들을 상대로 부패와 돈세탁 수사를 해왔다.
오데브레시 경영진이 지난달 정부 발주 공사를 수주하려고 페루에서만 2천900만 달러(약 324억원)의 뇌물을 제공하는 등 중남미 각국에서 거액의 뇌물을 뿌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피력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특히 알란 가르시아 전 대통령과 야당 대표인 게이코 후지모리가 연루된 뇌물 수수와 돈세탁 혐의에 대한 수사는 종착역을 향해 치닫는 상황이었다.
가르시아는 1985년∼1990년과 2006년∼2011년 두 차례 대통령을 지냈다. 그는 재임 시절 수도 리마 전철 공사와 관련해 오데브레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출국 금지 결정이 내려지자 지난해 11월 우루과이 대사관으로 가 망명신청을 했으나 거부당했다.
수사팀은 최대 야당인 민중권력당(FP)과 후지모리 대표가 오데브레시로부터 2011년 대선 당시 120만 달러의 불법 정치 자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후지모리는 돈세탁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가 석방됐으나 법원의 결정으로 지난해 11월 다시 구속됐다.
[로이터제공]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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