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갚는다고 때리고, 집 찾아가 행패…청소년 돈거래 '살벌'

입력 2019-01-04 08:00   수정 2019-01-04 09:16

안 갚는다고 때리고, 집 찾아가 행패…청소년 돈거래 '살벌'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정회성 기자 = 최근 청소년들이 서로 고리대금을 주고받으며 현금을 거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청소년이 거액을 빌리고 이를 갚지 못해 폭력이나 협박을 당하는 사건까지 잇따라 발생해 우려가 크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빌린 돈을 갚으라며 집에 찾아가 행패를 부린 혐의(특수공갈 등)로 A(18)군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A군 등은 지난 2일 오후 7시 10분께 광주 북구 운암동 B(16)군의 집에 찾아가 현관문을 발로 차고 현관 번호식 잠금장치를 계속 누르는 등 B군을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다른 친구에게 빌려준 돈을 되돌려받지 못하자, 빚 독촉에 나섰다.
이에 친구가 'B군에게 돈을 빌려줬으니, B군에게 받으라'고 하자 찾아가 행패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부모와 함께 이들을 조사하기 위해 일단 귀가시킨 후 재소환 조사해 소년범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돈을 빌려 간 중학교 동창의 행방을 찾아 나선 청소년이 애꿎은 동급생을 집단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C(18)군 등 고등학생 4명은 지난달 10일 동갑내기 친구 2명이 사는 자취방에 쳐들어가 돈을 갚지 않는 동창생의 행방을 물으며 수차례 폭행했다.
C군 등은 피해 학생 2명이 말을 맞추지 못하도록 자취방에서 따로 떼어낸 뒤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학교전담경찰관이 상담한 사례에 따르면 중고등학생들이 스마트폰 도박에 빠지거나 옷 등 사치품을 구매하기 위해 친구에게 거액을 빌리는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적게는 10~2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빌리는 사례도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청소년들은 스스로 법정금리를 초과하는 고리를 제시하며 돈을 빌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동적으로 돈을 빌렸지만, 경제활동에 제약이 있는 청소년의 특성상 거액을 갚지 못해 동년배들에게 폭력이나 협박에 시달리는 경우도 흔히 발생한다.
광주 북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교전담경찰관 서정남 경사는 "청소년들 사이에 금품거래로 갈등을 빚어 폭력으로 이어지거나, 피해액이 거액인 경우에는 법적 절차를 안내해 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청소년들이라고 할지라도 고리를 주고받는 행위는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내용 등을 알려주고 계도하고 있다"며 "빚 독촉에 이은 폭력행위까지 이어지는 경우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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