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저류 역할 하는 유지 35곳 사라져"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해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의 잦은 침수 피해는 각종 개발로 집중호우시 일시적으로 물을 저장하는 유지(溜池)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귀포시는 성산읍 지역 저지대 침수 피해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5개월간 '성산읍 일대 유지 실태조사'를 했다.
유지는 댐, 저수지, 소류지, 호수, 연못 등 물이 일시적으로 자연스럽게 고이거나 상시로 물을 저장하는 토지를 말한다.
조사 결과 성산읍 고성리·오조리·시흥리 등 3개 마을에 총 109개의 유지가 확인됐으며, 이 중 74곳이 현재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나머지 35곳은 개발과정에서 매립돼 건물·주차장·도로·창고·양어장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해 일종의 저류지 역할을 하는 유지가 각종 개발로 감소함에 따라 성산읍 지역이 태풍과 폭우때마다 침수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30일 집중호우가 쏟아졌을 당시 오조리에 빗물이 넘치면서 주택 8채(22명)가 침수된 것도 그런 원인으로 보인다고 시는 지적했다.
시는 이에따라 앞으로 유지 감소로 발생하는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개발행위 규제 강화, 우수처리 방안 수립, 토지매입 등 중장기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형섭 서귀포시 안전총괄과장은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국지성 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번 유지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발행위 시 문제가 될 우려가 있는 토지에 대해 집중 관리하고 토지매립으로 인한 침수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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