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다양성의 보고' 전국 습지 3년간 74곳 사라졌다

입력 2019-01-03 12:00   수정 2019-01-0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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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다양성의 보고' 전국 습지 3년간 74곳 사라졌다
91곳은 면적 줄어…환경부, 습지 보전 정책 대폭 강화하기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생물 다양성의 보고'로 불리는 습지가 전국 곳곳에서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소속 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와 함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전국 습지 실태를 조사한 결과 74곳이 사라지고 91곳은 면적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습지는 민물이나 바닷물이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그 표면을 덮고 있는 지역이다. 땅 위 혹은 물 속과는 다른 환경에서 진화한 생물이 살고 있어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조사는 국가습지현황정보에 등록된 습지 2천499곳 중 총 1천408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사라진 습지 74곳은 경기 23곳, 충청 21곳, 강원 13곳, 전라 12곳, 제주 3곳, 경상 2곳이다.
면적이 감소한 습지 91곳은 전라 52곳, 경기 19곳, 경상 12곳, 강원 8곳이다.
사라지거나 면적이 줄어든 습지 165곳 중 90%(148곳)는 논, 밭, 과수원 등 경작지 또는 도로 같은 시설물로 바뀌는 등 인위적 요인에 의해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예로 경기도 양평에 있는 문호천 수대울 하천 습지의 경우 2013년에는 원시 자연 상태로 잘 보전돼 있었지만 2016년부터 이뤄진 하천 정비 사업으로 현재는 나대지(건축물이 없는 대지)로 방치돼 있다.
습지가 자연적인 요인 때문에 초지나 산림으로 변한 경우는 10%(17곳)에 불과했다.
환경부는 조사 결과를 계기로 습지 보전 정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단기적으로는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할 때 사업 부지에 습지가 포함된 경우 중점평가를 시행해 습지 훼손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캐나다의 습지 총량제처럼 습지 훼손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제도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습지의 가치가 더는 과소평가되지 않도록 습지가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제대로 평가해 그 결과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유승광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미래 세대에 습지의 다양한 혜택을 온전히 물려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라고 말했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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