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파나소닉·CATL 등 출하 2배 이상 증가, LG·삼성은 점유율↓
"기술력 기반으로 올해부터 글로벌 점유율 급상승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지난해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과 일본 업체들은 고속성장을 이어갔으나 '코리아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경우 자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속에 기술력도 상당 부분 확보하면서 우리 기업의 추격을 따돌린 것으로 나타나 자칫 격차가 더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4일 에너지업계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은 모두 7만6천950㎿h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4천522㎿h)보다 무려 72.8%나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일본 파나소닉이 1년 전보다 113.0%나 늘어난 1만7천606㎿h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고, 중국 CATL과 BYD도 각각 111.1%와 105.2% 증가한 1만6천176㎿h와 9천359㎿h로 뒤를 이었다.
LG화학이 6천183㎿h로 4위에 올랐으나 증가율은 42.2%에 그쳤고, 삼성SDI는 26.1% 늘어난 2천731㎿h를 기록하면서 작년 5위에서 6위로 처졌다. 일본 AESC가 113.6%나 늘어난 3천568㎿h로 5위로 올라섰다.
출하량 상위 8개 업체 가운데 세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지 못한 것은 2개 국내 업체뿐이었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시장점유율은 8.0%에 그치면서 1년 전(9.8%)보다 1.8%나 떨어졌고, 삼성SDI도 같은 기간 4.9%에서 3.5%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3개 업체가 점유율을 높이는 동안 우리 기업들은 '동반 후진'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도 중국계와 일본계 업체들의 약진이 이어진 데 반해 한국계 업체들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SNE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11월 중국계는 `톱 10'에서 무려 7개나 포함됐고, 일본계인 파나소닉과 AESC도 평균 이상의 성장률도 점유율을 높였다"면서 "이런 추세가 12월에도 이어지면서 LG화학과 삼성SDI에 대한 압박이 지속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2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 메이커에 꾸준히 제품을 공급하면서 선두권 진입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LG화학은 주로 현대 코나 EV, 재규어 I-페이스(Pace), 르노 조에(Zoe)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출하 실적이 늘었다"면서 "삼성SDI는 폴크스바겐 e-골프, 스트리트스쿠터 워크 등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모델의 판매가 고루 증가하면서 성장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점유율이 급상승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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