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새해 대만에 강력한 경고 신호를 보내면서 양안 관계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대만 집권 민진당 원로들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연임 포기선언과 2선 후퇴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대만 총통 고문을 지낸 펑밍민(彭明敏)과 리위안저(李遠哲) 전 중앙연구원장, 가오쥔밍(高俊明) 목사 등 민진당 원로들은 3일자 자유시보에 실린 공개 서한에서 이같이 요구했다.
공개 서한에는 특히 우리페이(吳澧培) 현 총통 고문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무게감을 더했다.
이들 원로는 2018년 11월 지방선거 참패 후 대만은 매우 절박한 위기에 봉착했다고 개탄하며 본격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특히 차이 총통이 연임을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새로운 민진당 후보자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생기는 민진당 분열의 책임은 차이 총통이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 고문은 전날 늦게 공개서한을 언급하면서 차이 총통이 정치를 잘 하지 못하고 지지율도 낮아서 이렇게 하면 당선될 수 없을 것이라며 2선 퇴진을 요구했다고 빈과일보 인터넷판은 전했다.
그는 차이 총통이 반성 없이 그저 연임 준비에만 바쁘다면서 "이런 차이 총통의 행동은 그 자신은 물론 민진당, 대만을 해치는 만큼 그의 연임을 바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까지 내놓았던 차이 총통은 지난 1일 취임 첫 신년 담화를 발표하는 등 연임을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민진당 원로들의 연임 불가 공개서한으로 재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전날 발표한 '대만 동포에 고하는 글 발표 40주년 기념회' 연설에 대해 차이 총통이 중국이 발표한 92공식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대만 대륙위원회도 중화민국은 대만해협의 평화를 지키고 국가의 주권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만 외교부도 트위터에 통일을 강제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2천300만 대만인들이 자신의 앞날을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이런 현실을 존중해 주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은 공식 성명을 통해 양안은 아직 통일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어떻게 서술하든 대만에서의 '하나의 중국'은 바로 중화민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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