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안 하나 못하나' 고속도로 휴게소 인근서 술 팔고 마시고

'단속 안 하나 못하나' 고속도로 휴게소 인근서 술 팔고 마시고
술 판 업주·음주 화물차 운전자 적발…언론 보도 후 10년 동안 방관


(문경=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고속도로 휴게소 부근 식당에서 화물차 운전자에게 술을 판매한다는 언론 보도 이후 경찰이 10여년 만에 해당 식당을 적발했다.
경북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3일 화물차 운전자에게 술을 판 혐의(음주운전 방조)로 식당 업주 K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K씨는 2006년 10월께부터 최근까지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휴게소 부근에서 음주운전이 예상되는데도 화물차 운전자 등을 상대로 술을 팔아 음주운전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K씨는 문경휴게소 밖에 식당을 차려놓고 휴게소 직원 전용 출입구인 휴게소 뒤 쪽문을 통해 드나드는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술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는 2009년 3월 경북 한 고속도로 휴게소 인근 식당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화물차 운전자가 술과 음식을 시켜 먹는다는 사실을 현장 취재해 보도했다.
당시 취재진은 식당에 들어가 운전자들이 삼삼오오 식당에 모여 밥을 먹으며 대다수 소주나 맥주 등을 마시는 것을 확인했다.
운전자들은 식당 안에 마련된 샤워실에서 씻고 차에서 잠을 자기도 했지만 일부 운전자는 별다른 휴식 없이 곧바로 운전대를 잡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10년이 지난 최근에도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경찰이 10년 전 언론 보도 이후 지금까지 단속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할 경찰서는 고속도로 운전자들이다 보니 음주단속을 할 수 없고, 고속도로 단속을 맡은 고속도로순찰대는 휴게소 음주단속까지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주로 톨게이트 중심으로 음주단속을 하다 보니 휴게소에서는 거의 단속하기 어렵다는 것이 고속도로순찰대 해명이었다.
그러던 중 경북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이 지난해 11월 관련 첩보를 받아 뒤늦게 음주운전 단속과 해당 식당 조사에 착수하면서 불법 행위를 적발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술을 판 업주는 별다른 처벌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 음주운전 방조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면서 음주운전자와 함께 입건했다.
경북경찰청은 K씨 외에도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화물차 운전자 2명도 적발했다. 이들은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치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술을 마신 운전자 대부분은 차 안에서 자고 새벽에 출발했지만 일부는 곧바로 운전했다"며 "지난해 11월 관련 첩보를 받아 운전기사 2명을 적발하고 식당 업주까지 입건했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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