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기쿠치 유세이(28)가 영어로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 입단 기자회견을 소화했다.
MLB닷컴은 4일(한국시간) "기쿠치는 고교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열망했고, 영어도 공부했다. 매우 인상적인 기자회견"이라고 전했다.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도 "기쿠치가 영어로 자신을 소개하고, 미국 기자의 질문에는 거의 영어로 답했다"며 기쿠치의 '영어 실력'을 조명했다.
기쿠치는 4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영어로 "나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기쿠치 유세이다. 이곳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자기소개를 하며 눈길을 끌더니 아내 루미 씨와 고교 시절 은사 사사키 히로시 감독, 전 소속팀 세이부 라이언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영어로 했다.
미국 취재진이 시애틀과 일본 선수와의 인연을 언급하자 "이치로 스즈키, 이와쿠마 히사시 선배의 성공을 이어가고 싶다"고 답하고, "내 장점은 직구와 슬라이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15살 때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꿨고, 그때부터 영어 공부도 했다"고 답했다.
기쿠치는 "미국 진출을 꿈꾸면서 영어로 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싶은 마음도 키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 대해서는 "정말 재능이 넘치는 선수다. 여러 번 대결하고 싶다"며 "하지만 나는 한 가지(투수)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웃었다.
여기까지는 모두 영어로 답했다.
MLB닷컴 등 현지 언론은 기쿠치의 영어 인터뷰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기쿠치의 입단 기자회견에는 다수의 일본 미디어도 참석했다.
기쿠치는 일본 취재진과는 일본어로 인터뷰했다.
그는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현역으로 돌아온 이치로 스즈키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시애틀 구단은 이치로를 개막 직전 현역 로스터에 등록해 3월 20일과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개막전에 내보낼 계획이다.
기쿠치는 "이치로 선배는 하늘에 있는 것 같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낀다"며 "이치로 선배의 책은 거의 모두 읽은 것 같다. 이치로 선배와 만날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했다.
기쿠치는 시애틀과 4년 계약했다. 구단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4년 동안 5천600만 달러(추정치)를 보장받는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시애틀이 계약 연장을 원하면 7년 최대 1억9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기쿠치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 세이부에서 8시즌을 뛰며 통산 73승 46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 진출에 도전한 기쿠치는 시애틀에 둥지를 틀었다.
기쿠치는 "가장 높은 무대에서 쓸모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노력파'로 꼽히는 그는 일단 영어 인터뷰로 메이저리그 취재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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