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가족의 상처와 화해 그렸다…'사건발생 일구팔공'

입력 2019-01-04 11:06  

우리시대 가족의 상처와 화해 그렸다…'사건발생 일구팔공'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평생 자식들을 먹여 살리느라 몸에 생선 냄새가 가실 날이 없는 어머니 정자.
첫째 딸을 진즉에 하늘로 떠나보내고 장애가 있는 둘째딸 순희와 꿈도 희망도 없이 술로 하루를 때우는 아들 춘구를 보듬어 키운다.
집안 대들보인 셋째딸 선희는 약혼자인 지환을 집으로 데려오지만, 며칠 후 순희가 뺑소니 사고로 세상을 등지면서 가족 전체가 슬픔에 빠진다.
다시 선희 집을 찾은 지환은 춘구에게 자신의 여동생 지윤을 아느냐고 물어보고, 서로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나 교통사고가 났다"고 춘구에게 털어놓는데…
5주년을 맞은 '극단웃어'가 선보이는 올해 첫 연극인 '사건발생 일구팔공'은 평범한 일상을 사는 우리 시대 가족이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생긴 상처를 화해를 통해 치유하는 이야기다.
연극은 살아있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현실과 죽은 정자의 엄마인 순래 등이 등장하는 환상을 교차해 보여주며 몰입도를 높인다.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가 있긴 하지만, 지리멸렬한 현시대 가족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다 보니 불편함을 느낄 만도 하다.
3일 프레스콜 후 기자간담회에서 순희 역을 맡은 안혜경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니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 상처와 화해, 가족관계에 얽힌 어쩔 수 없는 사건·사고들을 그려내야 해 그런 감정들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자역을 제외한 전 역이 더블 캐스팅으로, 배우들은 배역을 각자 방식대로 해석해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일례로 장애를 지닌 순희를 안혜경은 다운증후군 환자로 설정했으나, 김사랑은 지적 장애가 있는 것으로 표현했다.
김사랑은 "표현법이 달랐다. 나는 순희가 건강하지만, 지능적인 문제가 있다고 연출님과 디테일을 정했다"며 "4살짜리 조카를 관찰하면서 연기를 공부했고, 뜻깊고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자식들을 사랑하는 우리 시대 모든 어머니를 대변하는 정자 역 정애화와 임은희는 기자간담회가 시작된 후에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정애화는 "이번 역을 연기하면서 엄마가 생각났다"며 "지금 세대와 우리 세대는 다르고, 내 나이대가 어느덧 우리 부모님 나이대가 돼 그 감정을 연기하면 되니 편했다"고 돌아봤다.
전에도 같은 연극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배우들은 이번 공연이 자신이 '사건발생 일구팔공'에서 연기하는 마지막 자리라며 꼭 보러 와달라고 강조했다.
지환 역 허동원은 "후배들도 이렇게 좋은 역할들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들이 역할을 계속 차고 앉아있으면 후배들이 하지 못하니 나나 김동민 배우 등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극은 '극단 웃어' 대표이자 2007년 이번 연극 초연 때 춘구 역을 한 김진욱이 연출을 맡았다.
4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서울 대학로 후암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한다.


bookman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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