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라도 방북 가능"…기대감 키우는 개성공단 기업인

입력 2019-0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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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라도 방북 가능"…기대감 키우는 개성공단 기업인
김정은 신년사 계기 기류변화 기대…9일 기자회견서 자산점검 방북승인 촉구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조건 없이 개성공단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기업인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남북·북미대화에 '훈풍'이 분다면 개성공단 재가동에 일단 청신호가 켜지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오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무산된 시설 점검 차원의 방북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김서진 개성공단기업협회 상무는 6일 협회의 요구 내용에 대해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 허용을 촉구하고 개성공단 재개를 희망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지난 2016년 2월 공단의 가동 전면 중단 후 지금까지 6차례 방북을 신청했지만 모두 유보됐다.
가깝게는 작년 10월, 입주 기업인 150여명이 개성에 두고 나온 시설 등을 점검하려고 정부에 방북을 신청했지만 남북 당국의 조율에도 불구하고 성사되지 못했다.
기업인들의 방북 자체가 대북제재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대북제재 완화 간의 속도 차를 우려한 미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차원에서 승인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필요하다면 9일 기자회견 후 정부에 다시 한번 방북 신청을 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방북 신청이 유보된 상태이므로, 사실 굳이 방북을 다시 신청할 필요는 없다"며 "중요한 건 정부의 방침이다. 사전에 정부의 방북 허가가 나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지난 3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이어 다음 주 한미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논의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개성공단 재개를 바랐던 기업인들은 그동안의 시간을 '희망고문'으로 표현한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언급하며 '아무런 전제 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개성공단 가동을 향한 동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이 개성공단을 콕 집어 재개 의지를 피력한 만큼, 남측 정부와 미국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기는 힘들 거라는 관측이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개성공단이 재개되지 않는 이유는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김 위원장의 '조건 없는 개성공단 재개' 언급은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주길 바라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개성공단 자체가 국제사회 제재의 예외에서 시작한 것이고, 한반도 평화 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 지금은 제재의 상징인 것처럼 비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설명하고 미국을 설득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업인들의 방북 의지는 확고하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방북 준비는 다 돼 있다. 내일이라도 가라면 갈 수 있다"며 "남북 당국 간 합의만 이뤄지면 당장 방북을 추진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김서진 상무는 "자산점검을 위한 방북은 대북제재와는 관련이 없다"며 "일단 북에 남은 시설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해야 추후 공단이 다시 가동될 때의 계획이라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 정상이 지난해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바대로 현시점에서는 우선 조건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을 통해 진전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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