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헬로루키 대상 2인조 밴드 '우주왕복선 싸이드미러'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지방 인디뮤지션은 서울보다 관심도가 떨어지는 게 현실이지만 음악성을 인정받아 뿌듯합니다."
최고 신인 인디뮤지션을 뽑는 EBS 헬로루키에서 지역 활동 뮤지션 최초로 대상을 받은 '우주왕복선 싸이드미러' 멤버 백충원(33) 씨는 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수상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헬로루키는 EBS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에서 매년 진행하는 신인 발굴 프로젝트다.
장기하와 얼굴들, 국가스텐을 발굴해내는 등 인디뮤지션이 세상에 얼굴을 알리는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2014년 결성한 '우주왕복선 싸이드미러'는 2016년 싱글 앨범 '빌린빤쥬'로 데뷔해 부산에서 활동하는 2인조 인디밴드다.
김선훈(29) 씨가 기타, 피아노, 코러스를 담당하고 백충원 씨가 작사·작곡과 보컬, 기타를 맡고 있다.
인디음악이 과거보다 대중화돼 '인디뮤지션은 배고프다'는 공식은 깨졌다.
하지만 대부분 인디뮤지션은 여전히 배고픈 게 현실이다.
지방 현실은 더 열악하다.
인디뮤지션 주 무대가 아직 서울로 국한돼 있어 이름을 알릴 기회가 적고 서울과 지방 간 관심 차이도 크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인디뮤지션은 이런 현실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음악 활동을 이어간다.
이런 점에서 부산에서 활동하는 '우주왕복선 싸이드미러' 수상 소식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비결은 무엇일까.
충원씨는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사투리가 자연스럽게 음악에 녹아 들어가 진솔한 가사가 색깔로 표현된 것 같다"며 "보통 포크 구성에서 볼 수 없는 곡들을 쓴다고 생각하는데 이 점이 관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갔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헬로루키처럼 대부분 기회가 서울에서만 있어 이동시간과 비용 때문에 훌륭한 지역 뮤지션들의 참가가 사실상 어렵다"며 "지방에서 경연이 있다면 지역 뮤지션들이 대거 상위 랭크에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훈씨는 시각장애 1급이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여건 속에서도 어릴 적부터 음악 활동을 이어갔고 기타와 피아노 연주도 수준급이다.
선훈씨는 "시각장애가 음악 활동하는데 전혀 장애로 작용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음악 활동을 이어가는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우주왕복선 싸이드미러는 "부산은 서울보다 인디음악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미디어 노출 기회가 적어 관객 없이 공연 관계자 앞에서 공연할 때도 많았다"며 "앞으로 부산에서도 인디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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