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구금된 전직 美 해병은 미국·영국 이중국적자

입력 2019-01-04 20:28  

러시아서 구금된 전직 美 해병은 미국·영국 이중국적자
'러 미녀스파이' 석방 협상카드? 영국과 긴장관계 악화 가능성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전직 미국 해병 출신 남성이 미국과 영국 이중국적자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미국 간 관계는 물론, 지난해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으로 경색된 영국과 러시아 간 외교관계 역시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기구 연방보안국(FSB)은 지난달 28일 모스크바의 메트로폴리탄 호텔에서 간첩 혐의로 미국인 폴 윌런을 체포했다.
러시아 현지언론들은 윌런이 기밀로 분류된 러시아 기관원들의 명단을 담은 USB를 건네받은 지 몇분 후에 FSB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전직 미 해병 출신으로 미시간에 있는 자동차 부품회사 보안책임자로 일해온 윌런은 2007년 이후 여러 차례 러시아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윌런의 가족은 그가 해병대 전우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찾았다가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영국 언론들은 윌런이 캐나다에서 영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이후 미국으로 이주, 미국과 영국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는 "러시아에 구금된 영국인 남성으로부터 요청을 받은 뒤 영사조력을 제공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인 존 헌츠먼이 레포르토보 교도소를 방문해 윌런을 만났다.
윌런의 변호인은 만약 유죄가 인정될 경우 그가 최대 2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윌런의 보석을 신청했지만 조만간 결정될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일간 더타임스는 윌런의 이중국적 보유 사실이 밝혀지면서 영국과 러시아 간 긴장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는 지난 3월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근처에서 노비촉에 중독돼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에 영국 정부는 러시아 정부를 배후로 지목하고 미국, 프랑스, 독일 등 다른 동맹국들과 함께 러시아 외교관 추방 등 제재를 가했다. 러시아 역시 외교관 추방 등으로 맞대응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고조됐다.
더타임스는 아울러 윌런의 체포 직후 그가 미국에서 기소된 '러시아 미녀 스파이' 마리야 부티나 석방을 위한 협상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부티나는 지난해 7월 러시아 정부의 지시에 따라 워싱턴 정계에 침투하려 한 혐의로 체포돼 미국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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