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10주년…'일확천금·패가망신' 투기대상 변질

입력 2019-01-05 09:45  

비트코인 채굴 10주년…'일확천금·패가망신' 투기대상 변질
피자 2판 1만비트코인에서 1비트코인 2만달러 시대까지
변동폭 탓 '투기광란'…규제로 안정성 찾아 대안화폐 거듭날까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이 탄생한 지 올해로 꼭 10년이 됐다.
비트코인은 편의성과 안전성 등의 장점이 부각되며 달러·유로화 같은 제도권 화폐의 대안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투기 수단화해 금융시장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투기 장세 속에 비트코인 가격은 10년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듯 출렁였다. 급격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2017년 말 거의 2만 달러에 육박했다가 현재는 4천 달러까지 주저앉은 상태다.
미국 CNBC방송은 4일(현지시간) '비트코인 10주년: 이제는 누구나 아는 모호한 기술'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10년간 비트코인의 격동적인 가격 변천사를 짚었다.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의 프로그래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도 정확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그는 2008년 10월 출간된 백서를 통해 비트코인 개념을 처음 공개했다.
나카모토는 애초 비트코인을 정부나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 대안적 통화수단으로 구상했다.
사상 첫 비트코인 거래는 이듬해 1월 9일 나카모토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할 피니 사이에 이뤄졌다.
2010년 5월에는 비트코인의 오프라인 거래가 성사됐다. 당시 라슬로 한예츠라는 이름의 프로그래머는 1만 비트코인으로 파파존스 피자 2판을 주문했다고 한다.
같은 해 마운트 곡스(Mt. Gox)라는 거래소가 설립되면서 비트코인은 대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당시 1비트코인의 가치는 0.07달러 정도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날개를 단 듯 상승세를 탄다. 2011년 비트코인당 1달러를 찍었고 이듬해 11월에는 1천 달러를 돌파했다.
2014년에는 비트코인 거래의 70%를 담당한 마운트콕스 거래소가 일련의 해킹 사건으로 10억 달러 상당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며 파산을 선언했다.

그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3년간 300달러 안팎에 머물며 상승세가 주춤했다.
비트코인 붐이 만개한 것은 2017년 초다. 많은 투자자가 '탈중앙화'한 비트코인을 금과 같은 안전 자산으로 인식해 몰려들었다.
이에 대응하고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등은 비트코인 선물거래 플랫폼을 설립했고 이는 가상화폐 '투기 광란'을 부채질했다.
다시 1천 달러선을 회복한 비트코인은 그해 7월 2천 달러까지 뛰었고 12월에는 거의 2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작년 들어 거품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가격이 급속히 빠지기 시작했다. 각국이 가상화폐 거래에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비트코인 가치도 4천 달러까지 수직 급락했고, 수많은 헤지펀드와 소매 투자자, 트레이더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거액을 날렸다.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매수자들은 비트코인이 다시 옛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소매 투자자들은 예전과 같은 가격 변동성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규제의 불확실성도 핵심 변수로 남아있다.
영국 런던 소재 가상화폐 거래소 창업자인 데이비드 토마스는 CNBC에 "가상화폐 시장에 규제가 가해지면 가격 변동성은 약화하고 안전성은 더 커진다는 기대 때문에 투자 저변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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