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아무 문제 없어요." "극한에 도전하는 거죠."
영하 10도 이하에, 강바람을 맞아 체감 기온은 영하 20도에 가까운 날씨 속에 5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 쑹화(松花)강에서 열린 제19회 하얼빈 동계수영대회 참가자들은 수영을 마치고 물 밖으로 나오면서 이같이 말했다.
수영복 한장만 입은 선수들과 달리, 수영장 밖의 사람들은 두툼한 외투 등 겹겹이 옷을 껴입고 모자와 장갑 등으로 중무장한 채 경기를 지켜봤다.
중국 각지와 미국, 러시아 등에서 29개 팀 2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이번 대회를 위해 행사장에는 길이 25m, 너비 15m 정도의 수영 레인 4개가 설치됐다.
25m 거리를 수영하는 이번 대회에서 수영 중 물 밖으로 고개를 내민 참가자들이 숨을 쉴 때마다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70대 할머니 등 일부 참가자들의 속도가 나지 않자 진행요원들이 긴 막대를 잡으라고 권하기도 했지만, 단 한명의 참가자도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결승선을 터치했다.
많은 참가자가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는 듯 물 밖으로 나오며 두 팔을 번쩍 들어 보였다.
대회 심판을 맡은 쑹자오허(宋兆合)는 "강물이 50cm 정도 얼었을 때 얼음을 깬 뒤 수영을 할 수 있게 유지했다"면서 "수영장 물은 고여있는 것이 아니라, 강물이 흐르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흐르는 강물에서 수영하다 보니 잘못하면 얼음 밑 강물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어 위험하다"면서 "또 강물과 대기의 온도 차 때문에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또 "중국 전국동계수영위원회는 수온이 섭씨 13도 이하면 동계수영으로 인정한다"면서 "중국 남쪽 지방과 (이보다 훨씬 추운) 하얼빈의 동계수영은 자연 환경에서 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전국 각지의 동계수영 동호회에서 함께 온 경우가 많았는데, 행사 전 동호회 팻말과 깃발 등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춥지 않다"고 외치기도 했다.
구이저우성 구이양(貴陽)에서 온 참가자 뤄자밍(羅家明)은 "지금 55살인데 10여년 전부터 건강을 위해서 동계수영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네이멍구에서 온 장쓰웨이(張思偉)는 날씨가 춥지 않냐는 질문에 "매우 좋다"면서 "지금 70대인데 아직 겨울 수영을 즐긴다. 이번 대회에는 직접 참가하지 않지만, 참가자들이 화이팅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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