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모함 걸프해역 배치에 대한 군사적 대응인 듯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해군 투라즈 핫사니 무간담 부사령관은 4일(현지시간) 이란 국영언론과 인터뷰에서 올해 3월 이란 최신 함대가 대서양을 5개월간 항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간담 부사령관은 "대서양을 항해하는 함대에는 지난해 12월1일 배치된 최신예 구축함 사한드가 포함될 것"이라며 "출항일은 새해(이란력 기준) 첫날인 3월21일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란은 이번 대서양 항해의 항로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란 남동부 반다르압바스 항에 배치된 이란 구축함 사한드는 레이다 회피, 헬리콥터 착륙 패드, 대함·대공 미사일 등이 장착됐다고 이란 해군은 설명했다.
지리적으로 이란은 대서양과 직접 이어지지 않은 탓에 이 함대가 대서양으로 진입하려면 오만 해와 홍해를 지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야 한다.
홍해는 이란과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상업·군사적으로 요충인 해역인 데다 사우디와 예멘 반군의 무력 충돌이 종종 일어나는 민감한 곳이다.
예멘 반군에 우호적인 이란의 중무장한 함대가 이 해역을 지난다면 사우디가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사우디와 매우 가까운 이집트가 수에즈 운하를 이란 군함에 개방할지도 불투명하다.
미국의 '뒷마당'과 같은 대서양을 항해하겠다는 이란군의 계획은 미국이 최근 걸프 해역에 항공모함을 배치한 데 대한 군사적 대응으로 보인다.
미군은 지난달 21일 미국 항모 존 C. 스테니스 전단을 걸프 해역에 배치했다. 미군 항모 전단이 걸프 해역에 배치된 것은 9개월여 만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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