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내전과 기근으로 극심한 식량난에 빠진 예멘에 국제사회가 식량을 지원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식량이 유용되거나 도둑맞고 있다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우려를 표명했다.
WFP는 최근 성명에서 예멘 후티 반군에 원조 식량 유용을 중단하고 식량 절도에 대해서도 책임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또 원조 식량이 얼마나 제대로 예멘인들에게 전달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WFP는 "우리뿐 아니라 예멘에서 일하는 모든 원조 관련 기구들에 관련된 문제"라면서 "이런 문제가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WFP는 예멘 사나를 장악한 반군에 식량 절도와 유용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식량을 지원받는 사람들의 생체정보를 등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르브 베어후즐 WFP 대변인은 완벽한 모니터링 수단이 마련되고 식량을 받는 사람들의 홍채, 지문 등 생체정보를 등록할 때까지 후티 반군이 요구하는 것처럼 식량 대신 현금으로 원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패 위험을 고려했을 때 식량·현금 수혜자의 홍채, 지문 등 생체정보를 등록하는 방안이 허용되기 전까지는 현금을 통한 지원은 없다"고 덧붙였다.
WFP는 지난주 예멘 반군 측에 열흘의 시한을 제시하면서 식량 절도, 유용 문제를 조사하지 않는다면 일부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AP통신은 예멘 전역에서 민병대와 반군 조직이 원조 식량을 빼돌려 전선에 보내거나 암시장에 팔아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반군 측은 WFP가 식량 원조를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량들을 WFP가 예멘에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AP통신은 6일(현지시간) 주예멘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인용해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 동맹국들이 유엔에 보낸 기금의 60%가 의도했던 목적으로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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