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용 한파' 닥치나…명문대 졸업생도 취업난

입력 2019-01-07 10:26  

중국 '고용 한파' 닥치나…명문대 졸업생도 취업난
中 최대 의료장비 기업 신규채용 절반 이상 취소 '충격'
대졸자는 느는데…하이테크·금융 등 모든 분야서 채용 줄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타격과 경기하강 등의 영향으로 중국 명문대 졸업생도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의료장비 제조업체인 선전마인드레이(Mindray·邁瑞)생물의료전자는 지난달 신규 인력 485명을 채용했으며, 이들을 위해 같은 달 22일 환영 파티도 열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환영 파티를 연지 일주일도 안 돼 신규채용 대상자의 절반이 넘는 254명의 채용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전년에 43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일 년 만에 채용 규모가 반 토막 가까운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종업원 수가 7천 명에 달하는 선전마인드레이는 선전거래소에 상장한 기업으로서, 2017년 26억 위안(약 4천2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선전마인드레이는 "올해 건전한 영업을 유지하기가 어느 때보다 어렵다"며 "회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채용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매년 중국의 명문대 출신만을 채용해왔다는 점에서 이 회사의 채용 취소는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의료 부문에서 중국 최고 대학 중 하나인 베이항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탄스양은 "혁신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싶어 선전마인드레이에 지원했는데 채용이 취소될 줄 몰랐다"며 "지금껏 경기하강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이제 내가 그 희생자가 됐다"고 한탄했다.
중국의 채용 한파는 지금껏 신규채용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었던 바이오, 하이테크, 금융 등을 비롯해 전 분야에 불어닥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톈펑증권에 따르면 중국 최대 구인사이트 중 하나인 '자오핀왕'(招聘網)에 올라온 채용공고는 지난 4월부터 9월 사이에 무려 200만 개나 사라졌다. 특히 종업원 50∼500인 규모 민간기업의 채용 감소가 심각했다.
중국의 교육열 고조와 소득 증대로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면서 대졸자가 많아진 것도 취업난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2009년 중국의 대졸자 수는 530만 명이었으나, 올해 대졸자 수는 834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른 도시 지역 실업률은 지난 10월 4.9%에서 11월 4.8%로 떨어졌으나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고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공 부문이나 국영기업으로 우수 인재가 쏠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선전마인드레이 채용이 취소된 조안 류는 "고용의 안전성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경기하강 속에서 국영기업만이 오직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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