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영업현장 경험으로 난관 극복할 것"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정일문(55)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7일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 3년 내 순이익 1조원 달성을 경영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여의도 본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경영 계획을 밝혔다.
그는 한국투자증권 창사 이래 첫 공채 신입사원 출신 사장이다.
정 사장은 "1988년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곳에서 사장이 돼 개인적인 기쁨과 설렘에 앞서 앞으로 회사를 더욱 성장시켜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감이 앞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올해는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고 저성장 기조, 가계부채 부담, 부동산시장 침체 등 대내 환경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증권업 내부도 초대형 투자은행(IB) 간 경쟁 심화, 금융 규제 강화, IT 기반 회사의 증권업 진입 등 새로운 차원의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난 30년 재직 기간 중 27년을 IB본부에서, 최근 3년은 리테일 그룹에서 근무하며 주로 영업에 전념했고 입사 이래 지금까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마음에 새기고 실천해 왔다"며 "앞으로도 항상 영업현장을 찾아 임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난관을 극복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영업현장을 찾아다니며 이동한 거리가 300만km에 달한다는 그는 "사장이 된 지금부터 더 열심히 현장을 다녀 총 400만km를 채우겠다"며 "지구 한 바퀴가 약 4만km이니 나중에 퇴임한 뒤 후배들로부터 '영업에 미쳐 지구 100바퀴를 뛴 한국투자증권의 선배가 있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위한 계획과 관련해서는 "작년만 해도 리테일이 30%, 자산운용·IB에서 70% 정도 되는 포트폴리오였다"며 "기존에 잘 하는 IB라든지, 자산운용 부분에서 분발하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2017년 영업이익은 6천860억원이었으며 작년 영업이익은 3분기까지 5천397억원이었다.
정 사장은 IB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 관해서는 "한국투자증권의 IB가 경쟁력이 있었던 것은 계열 은행 등 외부 지원이 없었음에도 나름대로 네트워크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라며 "거래 관계가 하루아침에 이뤄지진 않는 것이고 때론 손해를 보면서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멀리 보고 이런 부분에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발행어음 부당 대출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에 회부돼 징계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의 징계를 받게 될 때에 대비한 대책을 묻자 "최악의 상황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 전략에 관해서는 "1분기, 2분기쯤 카카오뱅크에서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며 "다른 금융기관보다는 훨씬 더 집중적으로 카카오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사장 취임 의미로 "누가 낙하산으로 사장 자리에 오는 회사가 아니고 학교가 후져도 열심히 하면 누구나 사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렸다는 점에서 훌륭한 인사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것이 바로 한국투자증권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니겠나 싶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SKY'로 대변되는 명문대 출신은 아니다. 1988년 단국대를 졸업하고서 곧바로 동원증권(한국투자증권의 전신)에 입사해 주로 영업현장을 뛰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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