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난치성 비결핵항산균 폐질환 환자 49명 분석 결과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비결핵항산균에 감염된 폐 질환 환자 가운데 치료가 더딘 경우는 생활 속에서 새로운 균에 감염이 반복되기 때문이라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고원중 교수 연구팀은 난치성 비결핵항산균 폐질환 환자 49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비결핵항산균은 결핵균과 나병균을 제외한 항산균을 말하는데 하천과 수돗물, 토양 등 자연환경에 분포하며, 종류가 150종이 넘는다. 온수 샤워 때 발생하는 수증기에도 섞여 있어 누구나 매일 노출되지만, 사람 사이에 전염되지는 않는다.
연구팀은 2002∼2013년 병원에서 평균 32개월가량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가 되지 않은 비결핵항산균 폐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에게서 나온 비결핵항산균의 특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처음 질환 진단 당시 발견된 기존 균을 갖고 있으면서 항생제 내성을 보인 환자는 전체 27%(1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3%(36명)는 기존 균과 유전자 특징이 전혀 다른 새로운 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36명 가운데 67%(24명)는 완전히 다른 균만 있었고, 33%(12명)는 기존 균과 함께 다른 균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치료가 더딘 이유가 항생제 내성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란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고 교수는 "비결핵항산균은 정수처리 과정 중 염소로 소독해도 살균되지 않을 만큼 끈질기다"며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수돗물과 샤워 꼭지 등에서 비결핵항산균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아직 기초 연구도 부족한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흉부학회 학술지 '호흡기및중환자의학'(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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