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출동 중 넘어진 타워크레인에 사고
3년 재활 후 복직…13년간 묵묵히 업무수행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태풍이 몰아치던 16년 전 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잃었지만 이를 극복해낸 부산의 한 소방관 이야기가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실렸다.
주인공은 부산소방안전본부 해운대소방서 구조구급과에서 근무하는 전영환(58) 소방경.
그는 2003년 태풍 매미가 몰아쳤을 당시 화재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엄청난 강풍으로 공사장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전 소방관이 탄 소방차를 덮쳤다.
그는 오른쪽 다리를 잃었고, 머리, 팔, 가슴 등 열다섯 곳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16차례 이상 수술을 받기도 했다.
사고가 난 후 그는 절망감과 좌절감을 느꼈지만 결국 재활에 성공했다.
재활 기간 그를 버티게 한 것은 처음 소방관으로 임용되었을 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겠다"고 스스로 한 다짐이었다고 한다.
그는 의족을 끼고 3년만인 2005년 복직했다.
그는 상황실에 배치돼 신고접수를 하고 소방팀을 출동시키며 119 상황실 업무를 10년 넘게 묵묵히 수행했다.
지난해 7월에는 해운대소방서 구조구급과에서 배치돼 홍보담당을 맡으며 시민들에게 소방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전 소방경은 또 무료 급식 봉사, 도배 등 주택 환경 개선, 치매 노인 요양원 방문 등 꾸준한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교과서에는 '긍정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바르게 판단하는 힘을 길러요'라는 제목으로 전 소방위를 비롯한 두 소방관의 사연이 소개된다.
학생들은 이런 내용을 읽고 서로 토론하며 자신의 미래 모습을 일기로 쓰는 활동을 하게 된다.
전 소방경은 "나보다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결국에는 나를 살리는 원동력이 됐다"면서 "소방관의 한 사람으로서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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