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의 총파업 앞서 전야제…"전국서 8천300명 모여"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와이셔츠를 입은 직장인 부대가 '총파업' 머리띠를 묶고 투쟁가를 한 소절씩 따라 불렀다.
7일 밤 서울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은 투쟁가를 배우는 KB국민은행 직원들로 가득 찼다. 이날 밤샘집회에 참여한 직원은 주최 측 추산 8천300명(오후 10시 기준)이다.
1층에는 본부 직원 등 1천500명이, 2층에는 서울과 충청, 호남, 영남 등 지역별 조합원이 나뉘어 앉았다.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재협상 의지있어…밤새워서라도 협상" / 연합뉴스 (Yonhapnews)
총파업 전야제가 시작된 오후 9시에는 체육관 2층 한쪽이 비어있었지만, 호남과 영남 지역에서 직원들이 속속 상경하면서 오후 10시께 빈자리를 빼곡히 채웠다.
이들은 '승리하자 총파업!', '불성실한 교섭행태 경영진은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목청껏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거나 손피켓을 들어 보였다.
이어 '바위처럼', '철의 노동자' 등 노동가요를 한 소절씩 배우고 박자에 맞춰 위아래로 손뼉을 치며 분위기를 북돋웠다. 노동가요가 낯선 듯 처음엔 가사를 조금씩 틀렸지만 이내 술술 부르는 모습이었다.
셔츠에 재킷을 입은 직원들은 노동가요에 맞추어 팔을 흔들며 오른쪽 대각선 위, 왼쪽 대각선 아래로 손뼉을 치는 게 어색한지 서로를 바라보며 멋쩍게 웃기도 했다.
이들은 체육관에서 밤샘 집회를 이어가며 사측과 막판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8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내일 아침 9시 2000년 1.4 총파업 이후 19년만의 총파업을 시작한다"며 "성과급이 아니라 사측이 산별교섭에서 합의한 사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문제와 차별 때문에 파업한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2000년 국민·주택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이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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