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하원장악 속 재집권 겨냥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청사진 내놓을 듯
블룸버그 "트럼프-민주 장벽 대치 속 셧다운 해소 안되면 국정연설 퇴색"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 국정 연설을 오는 29일(현지시간) 의회에서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인 이번 국정 연설은 첫 임기 후반기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전반적 청사진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6 중간선거 결과로 민주당이 하원을 접수, 의회 권력이 분점 된 상황에서 국정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 재집권 기반을 닦기 위한 전략 및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 등도 포함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의 국정 연설 초청을 수락했느냐는 질문에 "1월 29일 국정 연설을 할 예정"이라며 "나는 정말로 전 세계 앞에서 말하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 많은 대단한 일들에 대해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이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난 3일 선출 직후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오는 29일 의회에서 국정 연설을 해달라는 초청장을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보낸 바 있다.
그는 기자들에게 "내가 집권했을 때 고갈되고 엉망진창이던 우리의 군은 거의 완벽하게 재건됐다"며 "무역 합의도 훌륭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멕시코, 캐나다, 한국과 협상을 타결했으며 유럽연합(EU)과 협상을 하고 있다"고 국방과 무역 분야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최대 규모인 중국과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매우 매우 잘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30일 한 국정 연설에서 '새로운 미국의 시대'를 표방하며 '강한 미국' 건설을 선언,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재확인했다. "경제적 굴복의 시대는 끝났다"며 FTA(자유무역협정), 관세장벽 등에 대한 '강공'을 예고했다.
북미 간 대결국면이 끝나지 않았던 당시 북한에 대해서도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추구가 본토를 곧 위협할 수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고의 압박 작전을 펼치겠다"며 강경 방침을 밝혔다. 북한 정권의 '잔학성'을 비판하며 약한 고리인 인권 문제를 부각하기 위해 탈북자 지성호 씨,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 등을 회의에 초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도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온 시리아 철군 방침을 계기로 불거진 이른바 '세계의 경찰', 즉 개입주의 노선 변경에 대해 어느정도 언급할지 관심을 끈다.
북미 관계가 지난 1년간 급격한 변화를 겪은 가운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해 어떠한 구체적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대북 제재 이견' 등으로 북미 간 교착 상태가 계속돼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화답하는 등 연초에 톱다운 해결 의지를 주고받으며 2차 핵담판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연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더이상의 일방적 양보는 없다'며 제재완화 등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도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가 있기 전에는 제재를 풀 수 없다고 맞서는 상황에서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한 '추가 메시지'가 있는지도 관건으로 꼽힌다.
그러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치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정연설 때까지도 셧다운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국정연설도 일정부분 빛바래질 수밖에 없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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