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5번째 생일을 중국에서 맞게 됐다.
김 위원장은 1984년 1월 8일생으로 알려져 있으나, 북한은 올해도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8시부터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소식을 전했지만, 생일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사전 의도 여부를 알 수 없으나, 김 위원장은 35회 생일을 중국 베이징에서 보내게 된 셈이다.
사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취임한 2012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그의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한 적이 없다.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2014년 1월 8일 평양 체육관에서 친선경기를 앞두고 "최고의 친구"에게 바친다며 "해피 버스데이" 노래를 불러준 게 외부에 공개된 김 위원장의 생일과 관련된 행사의 전부다.
이는 선대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각각 태양절(4월 15일), 광명성절(2월 16일)로 부르며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생일날 휴식을 취하거나 축하행사를 열지 않고 외교활동에 나선 대목에서는 지도자가 지녀야 할 자질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까지 만나면서 세계 정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국가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생일을 맞아 하늘에 불꽃을 쏘아 올릴 수는 없지만,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이를 갈음하는 성대한 생일잔치가 열릴 수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3월 말 김 위원장이 이틀간 처음 중국을 방문했을 때 환영 만찬과 환송 오찬을 주재하며 극진히 환대했다.
첫날 일정을 마치고 나서는 김 위원장 부부를 인민대회당에서 가장 호화롭다는 진써다팅(金色大廳)에서 초청해 만찬을 대접했고, 환영 공연이 열렸다.
둘째 날에는 조어대(釣魚臺) 양위안자이(養源齎)에서 오찬을 했는데 이곳은 외국 정상 방중 시 환영 만찬을 여는 중식당이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를 만든다면 북중 최고지도자 사이의 각별함이 더해지면서 북중관계도 더 밀접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통일부는 최근 발간한 '북한 주요인물 정보'에 김 위원장의 출생일을 1984년 1월 8일로 표기하면서 1982년생 또는 1983년생이라는 설이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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