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비핵화·평화체제 방안 논의할 듯
'중국=우군' 등식 재확인…제재 속 中과 과학기술·교육분야 협력 논의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벽두부터 중국 방문길에 올라 주목된다.
특히 김 위원장의 올해 첫 중국 방문이자 총 네 번째인 이번 방중이 이른 시일 안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에도 외교와 경제 등 각 분야에서 중국과 우의를 다지고 더욱 친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을 예상케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대외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내부적으로는 '경제'를 골자로 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이번 방중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중국에 기대어 협상력을 높이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속내가 읽힌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평화의 핵심은 미국과 핵 담판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보장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중국의 참여를 주장한 것으로,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인 중국을 포함해 남북미중 4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올해 외교목표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군사훈련의 완전한 중단과 종전선언, 평화체제 구축 등의 이행을 위해 중국을 당사자이자 후원세력으로 끌어들여 평화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다자협상, 중국이 참여한 한반도 평화협정, 종전선언 등에 대한 전략적 공조와 소통을 위한 방중"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북한은 비핵화의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미국의 제재 완화를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중국의 외교적 후원이 절실하다.
김 위원장은 작년 1차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을 전격 방문, 냉랭했던 북·중 관계를 회복한 이후 북미 관계 고비마다 전격 3차례 방중을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에 '중국=우군'이라는 등식을 공식화했다.
심지어 미·중 무역 전쟁으로 북미 사이에서 입지가 난감한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오히려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의도적으로 높여 미국에 맞설 수 있는 외교적 우군의 역할을 각인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중국의 항공기 지원 등을 받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2차 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로지스틱 지원 등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아울러 올해 첫 외교 행보인 김 위원장의 방중은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속에서 신년사에서 언급한 경제성장의 국정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중국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과 맞물린다.
북한은 작년 핵·경제 병진 대신 선택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과 2020년을 목표로 한 국가전략 5개년 계획 실행에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좀처럼 완화 기미를 보이지 않는 미국의 제재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완고한 제재 강화 속에서도 자력갱생과 자강력을 강조하는 북한의 입장에서 그나마 기댈 수 있는 데는 중국뿐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독자 제재를 완화하고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양국 간 무역교류를 눈감아주는 등 중국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어내야만 할 상황이다.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에 박태성 노동당 과학기술·교육 담당 부위원장이 동행한 것은 자강력을 위해 교육과 과학기술의 세계적 발전을 꿈꾸는 상황에서 이 분야에서 중국의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함을 보여준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제재는 지속하겠지만 북한이 종전 같은 도발을 하지 않는 이상 더 타이트해지긴 힘들고, 중국과 러시아가 전면적 제재 완화를 못 하겠지만 느슨해질 순 있다"며 "제재 해제까지 국경지대를 중심으로 버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고 그러려면 중국의 도움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짧게는 2019년, 좀 더 2020년까지 북한의 로드맵을 들고 갔을 것이고, 신년사에서 언급한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다자협상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며 "비핵화, 북미관계, 평화체제는 물론 경제문제와 남북관계까지 들고 가서 설명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고 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chs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