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군 사망 여파' 제주 특성화고 현장실습 참여 급감

입력 2019-01-08 15:51   수정 2019-01-08 16:01

'이민호군 사망 여파' 제주 특성화고 현장실습 참여 급감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에서 현장실습에 참가하는 학생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6개 특성화고와 일반고 가운데 특성화학과가 있는 4개 고교 등 10개 고교 학생 114명이 44개 기업에서 현장실습을 했다.

이는 372명의 학생이 현장실습을 했던 전년도와 비교해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처럼 현장실습 참가 학생이 급감한 것은 2017년 11월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한 업체에서 실습 중이던 이민호 군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숨진뒤 안전관리대책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먼저 지난해부터 조기 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을 폐지하고 학습중심 실습만 허용했다.
제주교육청도 '특성화고 학습중심 현장실습을 위한 선도기업 안전인증제' 운영계획에 따라 사전점검을 거쳐 44개 업체만 선도기업으로 인증했다.
따라서 전년도에 284개에 달했던 현장실습 업체 수가 무려 6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선도기업 인증을 받은 업체가 크게 줄면서 현장실습생이 감소했다.
현장실습 기회가 줄면서 안전한 현장실습과 함께 취업기회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가 서울 서대문구 지하철 신촌역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기회와 현장실습 안전 보장을 정부에 촉구했다.
연합회는 "현장실습 제도가 바뀌면서 점차 취업 자리가 사라져간다"며 "학생 대부분은 취업을 자신이 직접 알아보고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특성화고 학생들은 취업 대신 원하지도 않는 대학 진학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의 안전한 현장실습과 취업기회 확대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인증받은 선도기업이 늘어나야 한다. 정부가 선도기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기업이 선도기업 인증을 받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h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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