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울산대·미시간주립대, 비정상적 유전자 발현 규명
연구 마무리까지 8년 노력…"치료제 개발 도움 기대"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불임으로 고통받는 여성을 도울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학계에 제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우리나라 연구진이 비정상적 유전자 발현에 따른 자궁내막증 환자 불임 과정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연세대 윤호근·유정윤 교수, 미국 미시간주립대 정재욱·김태훈 교수, 울산대 최경철 교수가 함께 연구한 성과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내막 조직이 자궁 밖에 존재하는 질환이다.
심한 월경통을 불러오는데, 가임기 여성의 5∼15%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의 절반 이상은 난임이나 불임으로 이어진다.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외과 수술과 호르몬 약물 처방이 병행된다.
그러나 부작용과 재발 문제 때문에 근본적인 분자생물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자궁내막증 환자 몸에서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3(HDAC3)이라는 물질 발현이 현저히 낮아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HDAC3 발현 이상은 불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HDAC3 단백질량이 감소하면 콜라젠 유전자가 지나치게 발현하면서 자궁 기질 세포 기능에 교란이 생긴다.
이어 자궁내막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섬유화가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배아가 자궁에 착상하는 능력이 상실되면서 불임이 유발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윤호근 교수는 "자궁내막증 치료 전략으로서 후성유전학적 조절법이 유용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새로운 자궁내막증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이공학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논문은 전날 세계적 권위지인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2010년부터 8년에 걸쳐 이어진 연구를 통해 이뤄낸 성과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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