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우와∼대단한 시민이십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깜짝 놀란 듯 큰소리로 외쳤다. 박 시장이 표지모델로 나온 잡지 '빅이슈'를 한 학생이 '제로페이'로 사는 모습을 보고서다. 학생은 비치된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찍고 잡지값 5천원을 결제했다. 그 모습을 보는 박 시장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박 시장은 8일 오후 빅이슈 일일 판매원으로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출구 앞에 섰다. 그는 오후 5시 35분부터 잡지를 손에 들고 광화문을 지나는 시민들을 향해 "한 부씩 사달라"고 권유했다.
약 30분 동안 10여명의 시민이 빅이슈 20부를 샀다. 이 가운데 제로페이를 쓴 사람이 4명이나 됐다.
박 시장의 3선 대표 공약인 제로페이가 실제 사용되는 모습을 목격한 서울시 측은 고무된 분위기다. 서울시는 최근 들어 언론을 통한 '제로페이 무용론'이 거세지면서 속을 끓이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민들의 제로페이에 대한 호응을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명 중 4명이 제로페이를 썼다는 것은 아무래도 '시장님 효과'가 없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실제로도 결제가 꾸준히 이뤄지는 등 고정 수요층이 형성된 상태다. 가맹점 수가 늘어나면 하나의 결제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시장은 판매를 마감하며 "오늘은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많이 팔지 못했다. 시간을 다시 내서 100권을 목표로 팔아보겠다"고 했다. 빅이슈는 잡지를 파는 노숙인에게 판매대금 5천원의 절반을 지급해 자활을 돕는 잡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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