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 기존입장 뒤집고 부실은행 지원키로

입력 2019-01-08 21:48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 기존입장 뒤집고 부실은행 지원키로
국내 10위 '방카 카리제' 지원법령 통과…야당, "내로남불" 비판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야당 시절 정부가 민간은행 구제를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거세게 비난하던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가 기존 입장을 뒤집고 부실은행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극우성향의 '동맹'이 손을 잡고 작년 6월 탄생시킨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7일 밤(현지시간) '방카 카리제'를 정부가 지원하기로 하는 법령을 승인했다고 8일 발표했다.



북서부 항구도시 제노바에 본부를 둔 이탈리아 10위 규모의 이 은행은 작년 말 민간 자금 조달에 실패하자 이사진이 총사퇴한 뒤 유럽중앙은행(ECB)의 관리를 받는 처지에 놓였다.
통과된 법령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는 이 은행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향후 이 은행의 채권 발행과 이탈리아 중앙은행으로부터의 대출 등에 보증을 서게 된다.
방카 카리제에 대한 정부 지원 방침이 공개되자 야당인 민주당(PD)은 즉각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이 이끄는 '오성운동'과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대표를 맡고 있는 '동맹'은 민주당 집권 시절인 2013∼2018년 3월까지 5년 간 이뤄진 정부의 은행 지원을 강도 높게 비난한 전력이 있다.
2016년 12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살비니와 디 마이오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이 정부는 우리를 겨냥한 지난 5년 간의 모욕과 거짓말을 부정하는 법령을 야간에 단 10분 만에 통과시켰다"고 분개했다.


렌치 전 총리가 이끌던 이탈리아 전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 등 몇몇 은행에 공적 자금을 투입해 도산을 막은 것으로 야당의 비판에 시달렸다.
디 마이오 부총리와 살비니 부총리는 특히 렌치 내각의 각료이던 마리아 엘레나 보스키 전 헌법개혁장관의 아버지가 임원으로 재직하던 방카 에트루리아에 대한 정부의 지원 결정이 보스키 전 장관의 입김 덕분에 부당하게 이뤄졌다며 끈질기게 공격한 바 있다.
한편,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방카 카리제의 주가는 밀라노 주식시장에서 최근 3개월 사이 90% 넘게 빠졌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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